PART 2. 라포엠, K-크로스오버로 세계 무대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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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라포엠, K-크로스오버로 세계 무대 넘본다

에스콰이어 2025-12-24 00:00: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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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브레스티드 재킷, 팬츠 모두 잉크. 로퍼 크로켓앤존스 by 유니페어. 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더블브레스티드 재킷, 팬츠 모두 잉크. 로퍼 크로켓앤존스 by 유니페어. 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해외 무대에서 라포엠만의 강점은 뭘까요?

저희도 그걸 찾아가는 중이긴 합니다.(웃음) 우선은 그동안 해왔던 모습 그대로 자연스러운 무대를 꾸미려고 해요.

이미 세계 무대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케이팝을 보면서 힌트를 얻기도 해요. 케이팝의 트렌디한 음악과 뛰어난 퍼포먼스의 밑바탕에는 오랜 시간 연습생 생활을 거치며 쌓은 단합력과 끈기라는 아티스트의 노력이 숨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저희도 지난 5년간 라포엠이라는 그룹을 브랜드화하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했기 때문에 해외 무대에서도 분명 ‘K-크로스오버’를 선보일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 있는데, 저는 한국인이 노래를 정말 잘한다고 생각해요. 성악 쪽만 보더라도 유럽에서 정기적으로 무대에 서는 한국인이 꽤 많거든요. 사실 그들 입장에선 같은 실력이라면 굳이 동양인을 무대에 세울 이유는 없어요. 그런데도 아시아 다른 국가에 비해 한국 출신 성악가가 유럽에서 다수 활약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실력 뛰어난 분들이 많다는 뜻이죠.

지난달엔 아랍에미리트에서 조수미 선생님과 함께 무대에 섰죠?

‘문화, UAE와 한국을 잇다’라는 행사였어요. 귀한 자리에 조수미 선생님과 함께 설 수 있어서 영광이었죠. 저희보다 훨씬 먼저 크로스오버라는 장르를 시도하셨잖아요. 여전히 열정 가득한 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많은 자극을 받았어요.

저희가 긴장한 듯 보이니까 먼저 다가와 말도 걸어주시고 편하게 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노래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이야기도 많이 하면서요. 덕분에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죠.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실력이 늘었다고 느껴요?

얻는 것도 있고 잃는 것도 있어요. 근데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해요. 고음을 내야 하는 카운터테너의 특성상 다른 성악가보다 수명이 짧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노래를 부르지 않을 수는 없죠.

스스로는 차이점을 못 느끼는데 주변에서 그런 말을 많이 해줘요. ‘어른스러워졌다’거나 ‘감정이 깊어졌다’는 말이요. 나이를 먹으면서 달라지긴 하나 봐요.

성악가도 분명 육체적인 전성기가 있어요. 사람마다 다르지만 보통 30대 중반에서 40대까지라고 말하죠. 그렇게 이야기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20대까지는 잘못된 발성을 가지고 있더라도 몸이 워낙 건강하니까 티가 잘 안 나요. 젊음의 힘이죠. 하지만 30대가 넘으면 스스로 얼마나 관리를 잘하고 노력했는지에 따라 실력이 나뉘어요. 앞으로 10년, 20년 쭉 무대에 설 수 있는 사람인지 그렇지 못한 사람인지 판가름 나는 시기가 30대 중반쯤인 것 같아요. 그 고비를 잘 넘기면 40대에도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거고요.

꼭 서고 싶은 꿈의 무대가 있어요?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요. 클래식을 전공해서 그런지 클래식 홀에 서서 꽉 찬 관객들을 보는 게 즐거워요. 물론 오페라 하우스보다 더 유서 깊고 오래된 무대도 있지만, 왠지 오페라 하우스에 선 라포엠의 모습을 상상할 때 가슴이 두근거려요. 지금으로선 발칙한 상상이지만 언젠가는 현실이 되길 바라요.

따사로운 어느 날, 야외 정원에서 열리는 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관객들이 여유롭게 앉아 와인이나 샴페인을 곁들일 수 있는 편안한 모습으로요. 저희가 테이블 사이를 거닐며 관객과 함께 노는 듯 노래하면 멋질 것 같아요. 그러다 같이 한잔할 수도 있고요.(웃음) 여태까진 매번 무대와 관객석이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는 곳에서만 노래를 했던 것 같아요. 그런 곳이라면 옷도 슈트가 아니라 편한 차림이겠죠.

저희의 목소리가 잘 전달되는 곳이요. 똑같이 노래를 불러도 멀리 앉아 있는 관객까지 소리가 잘 전달되는 공간이 있어요. 그런 곳에서 노래하면 듣는 사람은 물론 부르는 사람도 기분이 좋거든요.

그러고 보니 오늘 화보도 포멀한 착장이었죠. 평소 선호하는 슈트 스타일이 궁금해요.

라포엠을 하기 전부터 클래식한 더블브레스티드 슈트를 좋아했어요. 테일러숍에 피티 워모에서 찍은 사진들을 들고 찾아간 적도 있을 정도로요. 다짜고짜 사진 속 슈트처럼 만들어달라고 했죠.(웃음) 20대 땐 슈트에 양말을 신지 않고 로퍼를 매칭하는 식으로 멋을 내기도 했는데, 이젠 정말 딱 정석대로 입는 게 좋아요.

저는 무조건 핏을 제일 중요하게 봐요. 아무리 예쁜 옷이라도 제 몸에 잘 맞아야 어울리죠. 가만히 서 있을 때 말고 무대 위에서 마이크를 들고 있을 때 재킷에 주름은 어떻게 지는지, 셔츠는 재킷 밖으로 몇 cm나 보이는지 등을 무대에 오르기 전 꼼꼼히 살피는 편입니다. 넓게 보면 옷차림도 노래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보여지는 게 중요한 직업이니까요.

이렇게 콕 집어서 슈트에 대해 이야기한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각각 선호하는 스타일이 제각각이라 재미있네요. 저는 오버핏을 선호해요. 오늘 입은 착장도 살짝 오버핏 느낌이 있었죠. 같은 더블 재킷을 입더라도 채훈이 형이 클래식하게 입는다면 저는 일부러 단추를 채우지 않는 식으로 변주를 줘요.

〈팬텀싱어 3〉에 출연하면 클래식과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 인터뷰를 봤어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해요?

예전엔 그렇게 생각했는데, 지금은 좀 바뀌었어요. 저희는 분명 크로스오버를 추구하는 그룹이지만, 클래식이라는 뿌리를 잊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해요. 1년을 놓고 봤을 때, 상반기에는 ‘여름밤의 라라랜드’ 콘서트로 팝에 가까운 노래를 많이 선보이고 하반기에는 ‘라포엠 심포니’로 클래식한 공연을 선보이는 것도 저희 나름대로 클래식과 크로스오버 사이에서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혹시 라포엠을 하지 않았다면 어떤 길을 걸었을지 상상해본 적 있나요? ‘왓 이프?’라는 질문을 던지는 〈라라랜드〉의 결말처럼요.

정말로 그런 선택의 순간이 있었어요. 〈팬텀싱어 3〉의 오디션과 유럽에서의 공연 오디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어요. 방송이 끝난 후 갈라 콘서트를 할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유럽의 어느 극장에서 오페라 제안을 했거든요. 만약 제가 오페라를 선택했다면 삶이 달라졌겠죠. 결과적으론 그 두 번의 선택에서 라포엠을 택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는 거겠죠.

저는 사진을 찍고 있었을 것 같아요. 사실 〈팬텀싱어 3〉 오디션을 볼 쯤엔 음악을 포기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했어요. 서른 살이 넘었는데도 제대로 된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있었으니까요. 심지어 지인 중 한 명이 아는 포토 스튜디오를 추천해줄 테니 거기서 사진을 제대로 배워보라고 했을 정도였어요. 만약 그때 포토그래퍼의 길을 걸었다면, 오늘 제가 카메라 앞이 아니라 뒤에 섰을지도 모르겠네요.(웃음)

곧 나올 앨범에선 어떤 모습을 기대하면 좋을까요?

미니 앨범을 선보이는 게 거의 2년 만인데요. 크로스오버는 물론이고 클래식과 대중적인 곡까지 두루 담았어요. 지난 5년을 돌이켜봤을 때, 2025년만큼 치열하게 살았던 때도 없던 것 같아요.

감히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고 말하고 싶어요. 라포엠만의 크로스오버가 무엇인지 경험할 수 있을 거예요.

라포엠이 크로스오버라는 장르를 대할 때 반드시 지키는 기준은 뭔가요?

당연히 클래식이죠. 저희가 갑자기 힙합이나 R&B를 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웃음) 팝이나 발라드를 부르더라도 결국은 클래식에 기반한 결과물이 될 거예요. 클래식을 벗어나지 않는 게 저희가 지키는 기준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2026년 다짐이나 계획 세운 것이 있나요?

연기 공부를 해보고 싶어요. 몇 년 전부터 계속 다짐만 했던 건데 올해는 실천해보려고요. 그렇다고 막 연기에 도전하려는 건 아니고요. 연기도 노래처럼 내면의 모습을 밖으로 끄집어내는 과정이잖아요. 연기를 하는 순간만큼은 전혀 다른 인물이 되어보기도 하고요. 그런 맥락에서 연기를 배우면 노래를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비행기를 많이 타고 싶어요. 비행기 타는 걸 좋아하거든요.(웃음) 농담처럼 말했지만, 해외 무대에 자주 서고 싶다는 뜻입니다.

언젠가 해외 무대에 섰는데 관계자가 저희를 아이돌 그룹으로 착각한 적이 있었어요. 저희가 더 열심히 해서 한국에도 크로스오버라는 장르를 멋지게 소화하는 아티스트가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부츠 크로켓앤존스 by 유니페어. 더블브레스티드 재킷, 팬츠, 톱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부츠 크로켓앤존스 by 유니페어. 더블브레스티드 재킷, 팬츠, 톱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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