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류 외국인 250만 명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이들에게 금융의 문턱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입국 초기 소득 증빙이 어렵다는 이유로 신용카드 발급은커녕 소액 대출조차 거절당하기 일쑤인 외국인들의 '금융 절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타트업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외국인 정착 지원 플랫폼 ‘glow(글로우)’를 운영하는 핀테크 스타트업 클링커즈(대표 서성권)가 비자·행정 통합 솔루션 기업 예스퓨처(대표 이현재)와 손을 잡았다. 양사는 지난 18일 외국인 유학생 및 근로자를 위한 금융·비자·정착 통합 서비스 구축을 골자로 하는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업의 핵심은 데이터의 융합이다. 그동안 시중 은행이 외국인 금융 서비스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는 리스크 관리를 위한 데이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클링커즈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자사 플랫폼 '글로우'에서 수집된 외국인의 실제 행동 데이터와 예스퓨처가 보유한 정교한 비자 및 행정 데이터를 결합하기로 했다.
양사가 공동 기획 중인 '외국인 특화 대안 신용평가 모델(ACSS)'은 기존 금융권의 잣대로는 측정할 수 없던 유학생과 근로자의 신용 가치를 재평가한다. 비자 상태, 학업 이행 여부, 국내 체류 행태 등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신용도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입국 초기 현금 유동성 문제로 고통받는 외국인들에게 소액 신용대출이나 후불결제(BNPL)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클링커즈는 이번 파트너십을 기점으로 서비스 영역을 대폭 확장한다. 17개 국어로 주거와 의료 등 필수 정보를 제공하던 단계에서 나아가, 실질적인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생활밀착형 핀테크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대학 및 지자체와의 연계다. 양사는 글로우와 예스퓨처의 ‘VIVISA’ 서비스를 연동해 지자체의 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사업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외국인 정착 통합 지원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외국인 유치부터 정착, 금융 생활까지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관리함으로써 지역 사회의 인구 소멸 문제 해결에도 기여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약을 두고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대안신용평가 모델이 실제 금융권에서 공신력을 얻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양뿐만 아니라 부실률 관리 역량을 검증받아야 한다"며 "외국인 특유의 이탈 리스크를 기술적으로 어떻게 통제할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예스퓨처 이현재 대표는 "외국인에게 금융은 비자만큼이나 높은 진벽"이라며 "양사의 데이터 결합을 통해 정보와 금융이 끊김 없이 연결되는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클링커즈 서성권 대표 역시 "이번 협약은 외국인들이 겪는 정보 불균형과 금융 소외 문제를 데이터 기술로 정면 돌파하려는 시도"라며 "글로우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핀테크 서비스를 더해 외국인들의 국내 생활 편의성을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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