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통일교 의혹' 어수선한 분위기 속 부산行…"하GPT 고향도 부산"
"삶의 터전 부산으로 옮기기 쉽지 않았을 것, 감사드린다" 공무원들 다독여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해양수산부의 부산 임시청사 개청식 현장을 직접 찾았다.
해수부 부산 이전의 의미를 한껏 부각하면서 부산·경남(PK) 주민들의 민심을 끌어안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아울러 정치권에서는 내년 지방선거 여권의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으로 사직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와중에 이번 방문이 이뤄졌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개청식에 앞서 열린 부산 현장 국무회의에서 "아쉽게도 지금 해수부 장관이 공석 중"이라고 이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후임 장관도 가급적 부산 지역에서 인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에서 국무회의가 열린 것은 2019년 문재인 정부 때에 이어 약 6년 만이다.
국무회의 직후 열린 임시청사 개청식에서도 이 대통령은 "(해수부 부산 이전은) 단순히 청사 하나를 옮긴 것을 넘어, 대한민국이 북극항로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겠다는 웅대한 포부를 만천하에 밝혔다는 의미가 있다"며 "북극항로 시대를 부산이 앞장서서 열어가도록 정부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부산항 육성과 가덕도 신공항 추진, 해사법원·동남권 투자공사·해운거래소 설립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개청식에는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 등 본사의 부산 이전을 발표한 해운기업 노사 대표들도 참석했다. 해수부 부산 이전이 부산 경제 부흥과 국가 균형발전의 시작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대목으로 해석된다.
두 기업에는 '호종'(배에 설치하는 종)과 감사패가 증정됐다.
강 대변인은 "선박에서 항해의 시작을 알리는 호종의 울림처럼 부산이 북극항로 시대를 열고 더 넓은 바다로 뻗어나가길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개청식 참석 후에는 청사 건물 15층에 위치한 북극항로 추진본부에 들러 직원들을 격려했다.
곧바로 이어진 해양수산부 대상 업무보고에서도 'PK 구애'는 계속됐다.
이 대통령은 "해수부를 떼서 부산으로 옮긴 것은 전무후무한 일로, 그만큼 해수부가 부산에서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부산의 발전을 위해 해수부가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을 향해서는 "'하GPT'(하 수석의 별명)의 고향도 부산 아닌가. (서울에) 오지 말고 그냥 여기 계시면 어떠냐"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일정 도중에는 부산진구에 위치한 부전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들과 스킨십을 가졌다.
한편 이날 이 대통령은 해수부 이전과 관련해 공무원들의 노고를 격려하며 공직사회를 다독이는 모습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삶의 터전인 서울이나 세종을 떠나 부산에 자리를 잡는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역시 "(임시 청사에) 어린이집이 충분히 잘 마련돼 있나", "(공무원들이 이사 후 겪을 수 있는) 교통 문제 등에 대해서도 꼼꼼히 챙겨달라"고 부처에 요청하기도 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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