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시선이 모이는 곳에 힘이 있습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을 통해 대한민국의 풍경이 전 세계에 노출되는 현상 자체가 바로 K-컬처가 힘을 갖게 된 원동력입니다."
23일 유현준 홍익대학교 교수는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넷플릭스 인사이트'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유 교수는 '시선이 모이는 곳에 권력이 생긴다'는 공간의 법칙을 강조했다. 과거에는 피라미드나 신전 같은 거대 건축물이 시선을 모아 권력을 창출했다면, 현대에는 미디어 스크린으로 그 시선이 이동했다는 이야기다.
그는 "고대 그리스의 원형극장이 시민들을 결집했다면, 오늘날은 TV와 OTT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며 "현대의 권력은 건축물이 아닌 미디어 속 인물과 콘텐츠에 있다"고 분석했다.
첨단 기술이 문화에 대한 동경을 이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유 교수는 과거 유럽이 중국의 최첨단 제품인 도자기를 수입하며 중국 문화를 동경했고, 20세기 미국이 과학기술과 제조업의 우위를 바탕으로 할리우드 영화를 전 세계에 확산시킨 사례를 들었다.
그는 "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이 휴대전화와 반도체 등 첨단 제품을 생산하며 '기술 선진국' 이미지를 구축했다"며 "이러한 기술적 신뢰가 K-드라마와 K-팝에 대한 관심으로 전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 교수는 "드라마 속 서울의 거리와 한국의 풍경은 이제 전 세계인의 시선을 받는 '핫플레이스'가 됐다"며 "기술력과 콘텐츠가 결합한 지금이야말로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이 극대화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K-콘텐츠 확산과 그에 따른 문화·경제적 효과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김숙영 UCLA 교수는 "미국 내 한류 확산의 배경으로는 미국 MZ세대가 있다"며 "이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으면서 K-콘텐츠, K-라이프스타일이 일상 속에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패널 토론에 참여한 이승은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상품유통전략팀 차장은 K-콘텐츠가 경제적 낙수효과를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이 차장은 "케데헌 공개 이후 전월 대비 매출이 100% 늘어났다"며 "올해 12월 기준 지난해보다 85% 늘어난 306억원을 넘어섰고 연말까지 4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윤 코트라PM은 K-콘텐츠로 미국 뉴욕의 '한류박람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뉴욕에서 첫 개최한 한류박람회에 2만명이 방문했고 현장에서 1100만 달러(한화 약 163억원) 규모 수출 계약이 체결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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