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 獨 ZF ADAS 사업 2.6조에 인수···"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도"

삼성전자가 23일 자회사 하만을 통해 독일 ZF의 ADAS 사업을 인수했다. (왼쪽부터)마티아스 미드라이히 ZF CEO, 손영권 하만 이사회 의장,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CEO. 사진=하만 제공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이 독일 자동차 부품 기업 'ZF 프리드리히스하펜'의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인수한다.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는 전장사업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고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시장 공략 기반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23일 하만은 독일 ZD의 ADAS 사업을 15억 유로(약 2조6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2017년 삼성전자로 편입된지 8년 만에 추진하는 대규모 인수합병(M&A)인데, 세부 절차는 내년 중 마무리된다.

ZF는 1915년 독일에서 출범해 100년 이상의 역사와 기술력을 자랑하는 글로벌 전장 기업으로 ADAS, 변속기, 섀시부터 전기차 구동부품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사업 영역을 보유하고 있다.

ADAS 사업의 경우 25년 이상의 업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ADAS 스마트 카메라 업계 1위의 입지를 유지해왔다. 다양한 SoC(시스템 온 칩) 업체와의 협업으로 차별화된 기술을 확보하고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만은 이번 거래로 차량용 전방카메라와 ADAS 컨트롤러 등 자동차 주행 보조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ADAS 관련 기술·제품을 확보했다. 주력 제품 디지털 콕핏에 ADAS를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구조로 통합해 빠르게 전환하는 자동차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복안이다.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구조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기능을 OTA(Over the Air, 무선 소프트웨어어 업데이트)로 간편하게 업데이트하도록 돕는다. 체계적 소프트웨어 구조 설계로 유지보수가 간편하고, 제품과 관련 소프트웨어를 포함해 전체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ADAS와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시장은 2025년 62조6000억원에서 2030년 97조4000억원, 2035년 189조3000억원으로 2035년까지 연평균 12%씩 급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ADAS 개념도 사진=하만 제공

하만은 ADAS 스마트 카메라 1위 업체를 인수함으로써 글로벌 종합 전장 기업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TV·가전 리더십과 하만의 전장 기술력을 결합해 스마트폰·스마트홈·스마트카까지 하나의 생태계로 잇는 AI 기반 초연결 혁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하만은 삼성전자에 인수된 2017년 당시 7조1000억원이던 매출을 2024년 14조3000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영업이익도 10% 수준으로 안정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CEO는 "ADAS 사업을 하만의 제품 포트폴리오에 추가해 디지털 콕핏과 ADAS 통합으로 변곡점에 선 전장 시장에서 중앙집중형 통합 컨트롤러를 공급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손영권 하만 이사회 의장은 "삼성전자는 전략적 M&A를 통해 혁신을 가속화하고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온 성공 경험을 지속적으로 쌓아왔다"면서 "모빌리티 산업의 전환을 이끄는 하만의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는 동시에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삼성전자의 장기적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