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PICK+] 동아시아 3국 수출 경쟁 재편···강해진 中, 반도체 강화 韓, 약세 놓인 日

▲ 이미지=제미나이

투데이코리아=김준혁 기자 | 동아시아 3국(한·중·일) 가운데 중국의 수출경쟁력 약진이 매섭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였으나 자동차는 중국의 다소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일본은 주요 품목에서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23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5대 주력품목 한·중·일 수출경쟁력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수출경쟁력이 양과 질 모두 크게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 5년(2019~2024) 한·중·일 3국에 대해 5대 주력 품목(반도체, 자동차, 기계, 철강·비철금속, 화학공업)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과 물량을 기준으로 ‘양적 경쟁력’을, 글로벌 비교 우위 및 부가가치를 반영해 ‘질적 경쟁력’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결과, 중국이 양적·질적 측면 모두 약진이 두드러졌다.
 
중국은 지난 5년간 기계 및 화학공업에서 기존 우위를 유지했으며 동시에 자동차와 철강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1위로 끌어올렸다.
 
보고서는 “특히 전통 제조업 분야에서 대규모 생산을 바탕으로 수출물량을 확대하는 한편, 수출품목의 고부가가치화도 빠르게 진행하며 한국‧일본과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고 평가했다.
 
다음으로 한국은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이 강화되며 2위에서 1위에 상승했다.
 
이 같은 순위 상승 배경으로는 최근 AI 확산에 따른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 및 한국산 반도체에 대한 견조한 실수요가 꼽히고 있다.
 
다만 자동차는 한국 제품의 수출물량 및 시장점유율이 늘었으나 중국차의 가격 경쟁력, 친환경차 생산 확대 등으로 인해 순위가 3위로 떨어졌다.
 
기계 및 철강·비철금속 수출도 각각 일본과 중국 대비 경쟁력이 약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은 기계 분야 수출경쟁력이 일부 개선됐으나 자동차를 포함한 주요 품목에서의 하락세가 관측됐다.
 
특히 일본의 반도체·철강·화학공업이 모두 지난 5년 동안 한국과 중국 대비 가장 낮은 경쟁력을 보였다.
 
보고서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중국의 ‘제조 굴기’가 상수가 되어 우리 수출은 중국과 차별화되는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철강·화학 등 소재 분야에 대해서는 설비 효율화를 넘어 고기능성 소재로 사업 재편을 거쳐 중국산 저가 제품과는 차별되는 확고한 비가격 경쟁력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중국의 양적·질적 추월이 확인된 기계산업도 반도체·배터리 장비 등 고기술·고정밀 분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옥희 무협 연구원은 “중국의 수출경쟁력 강화는 특정 산업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제조업 전반에 걸친 구조적 변화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 수출은 물량 경쟁보다는 기술력과 부가가치 중심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며 “반도체 등 경쟁우위 분야에서는 격차를 더욱 확대하고 경쟁이 심화되는 산업은 시장·품목별 전략을 세분화하는 등 보다 정교한 대응 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과는 수출 지역 다변화를 놓고도 경쟁 관계에 놓일 전망이다.
 
무협은 ‘미 관세 부과 이후 중국 수출선 전환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미국 관세가 중국의 수출 지역을 바꿔 우리 수출과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트럼프 2기 이후 올해 중국의 1~10월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7% 크게 줄었으나 대(對)세계 수출은 5.3% 증가해 15% 안팎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이 22.3%, 인도가 12.3% 크게 성장했다.
 
앞선 트럼프 1기 당시에도 EU·인도·아프리카 지역에서 한·중 간 수출경합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경쟁이 심화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