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김유진 기자 |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또 한 번의 변곡점을 앞두고 있다. 순자산총액 300조원 돌파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단순한 외형 성장 국면을 넘어 내년에도 성장 동력이 이어질 수 있을지가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국내 상장 ETF의 순자산총액은 290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순자산 200조원을 넘어선 이후 약 6개월 만에 300조원에 근접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성장세가 일회성 자금 유입이 아닌 구조적 확장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인공지능(AI) 밸류체인 확장과 미국발 투자 확대, 국내 밸류업 정책을 2026년 ETF 시장의 성패를 가를 핵심 축으로 꼽는다.
AI는 여전히 시장의 중심축이다. 최근 AI 거품론이 재차 제기되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AI 산업의 성장 동력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AI 구동의 핵심인 반도체를 비롯해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뒷받침할 전력 인프라, 휴머노이드 로봇, 양자컴퓨팅, 소프트웨어 등으로 AI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투자 기회가 확산될 전망이다.
‘TIGER 반도체TOP10’,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 ‘RISE 미국휴머노이드로봇’,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 AI 산업 역시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기술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어 ‘TIGER 차이나항셍테크’, ‘KODEX 차이나심천ChiNext(합성)’ 등 중국 기술주 ETF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AI 거품론이 나오고 있지만, 실적 가시성이 높은 영역 중심의 상품들은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로봇, 물리적 AI, AI 핵심 반도체 같은 분야는 산업 고도화 과정에서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 트럼프 2기, 미국발 투자 확대 수혜 업종은
2026년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자국 제조업 부흥 정책인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본격화되면서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의 대미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생산 확대에 따른 설비 발주와 에너지 인프라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국내에서는 조선, 전력설비, 원자력 등 업종이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글로벌 메가 트렌드와 맞물려 중장기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SOL 조선TOP3플러스’, ‘TIGER 조선TOP10’, ‘HANARO 원자력iSelect’ 등이 관련 ETF로 꼽힌다.
또 국내 밸류업 정책도 ETF 투자 환경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이 추진되고,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상법 개정안이 논의 중인 점이 주주환원 확대 기대를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고배당 ETF가 주요 투자 대상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SOL 코리아고배당’, ‘RISE 미국고배당다우존스TOP10’ 등 국내외 고배당 ETF가 선택지로 제시된다.
주주 가치 제고 노력이 확산되면서 지주회사, 지배구조 개선, 그룹주 등 밸류업 관련 ETF의 멀티플 리레이팅 기대감도 이어지고 있다. ‘KODEX 코리아밸류업’, ‘PLUS 자사주매입고배당주’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2026년 ETF 시장은 구조적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ETF 시장은 단기 과열이 아닌 구조적 성장기에 진입했다”며 “연금 계좌를 통한 ETF 적립식 투자가 대중적 자산 증식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ETF 시장은 양적·질적으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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