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점 만점에 3점 ‘대홍수’ 역대급 혹평에 “X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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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 만점에 3점 ‘대홍수’ 역대급 혹평에 “X까고 있다”

스포츠동아 2025-12-23 16:18: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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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허지웅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 | 허지웅 인스타그램 캡처


한국 영화의 위기를 가속해 온 근본적 내홍이 마침내 곪아 터진 인상이다. 전 영화 평론가이자 작가 허지웅이 ‘대홍수’를 향한 대중의 혹평에 “정말 X까고 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허지웅은 22일 SNS를 통해 최근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를 향한 혹평과 조롱 현상에 대해 강하게 일침을 가했다. 그는 “대홍수가 ‘그렇게까지’ 매도되어야 할 작품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도파민을 치솟게 만들지 못하는 콘텐츠를 저주하고, 더불어 권리라고 생각”하는 기형적 소비문화를 저격하고 나섰다.

그는 자신이 영화 평론을 그만둔 결정적 계기였던 영화 ‘유전’을 소환하기도 했다. 평단의 극찬과 달리 개연성을 핑계로 혹평을 쏟아낸 대중의 반응을 보며 소통의 괴리에 비극을, 비평의 기능에 회의를 느꼈다고 털어놨다. 클릭 한두 번으로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 이야기의 비용(이야기를 이해하고 내면화하는데 드는)을 고민하지 않는 일부 관객들에 의해 이야기의 가치가 외면되면서 이것이 곧 ‘시대적 결핍’을 낳는다고도 지적했다.

단순한 작품 옹호를 넘어, 콘텐츠의 가치를 말초적으로만 평가하는 소비문화에 가하는 그의 일침은 한국 영화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 역시 “이제 대중은 조금이라도 아이러니하거나 양면적인 이야기를 이해해 보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것 같다”며 동조했다.

사진 | 허지웅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 | 허지웅 인스타그램 캡처

허지웅이 지적한 문제의 골자는 ‘‘대홍수’가 이 정도의 악평을 받아 ‘마땅할’ 정도로 재미가 있냐, 없냐’가 아니다. 정당한 논리 없이 취향에 맞지 않는 작품을 저주하고 ‘집단 폭행’에 가깝게 패는 소비문화에 대한 우려다. 집단 악평은 아직 작품을 보지 않은 이들에게도 전파-편승하고, 이는 결국 대중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선택할 권리를 박탈하는 결과를 낳는다. 그로 인해 이야기를 편식하는 문화의 만연은 곧 영화의 다양성을 뭉개버리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극장의 관객 평가를 살펴보면 해석의 여지가 있는 복잡한 플롯은 ‘불친절’로 치부되고, 즉각적인 쾌락을 주지 못하는 서사는 ‘망작’으로 매도되는 경향이 짙다. 이러한 수용 방식은 결국 ‘대중의 외면→이야기의 다양성 실종→한국 영화 경쟁력 약화’라는 치명적인 악순환을 초래하며 한국 영화의 위기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대중이 난해한 이야기를 외면한다는 방증은 올해 국내 박스오피스 순위에서 뚜렷하게 감지된다. 2025년 흥행 상위권은 ‘주토피아2’, ‘귀멸의 칼날’, ‘좀비딸’ 등 애니메이션과 직관적인 코미디가 독식했다. 반면 글로벌 평단의 뜨거운 호평을 끌어낸 ‘어쩔수가없다’,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국보’ 등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를 향해 일부 누리꾼들이 쏟아낸 혹평은 영화계와 씨네필들 사이에서 적잖은 우려를 낳고도 있다. 글로벌 평단과 한국 극장의 흥행 수준 불일치가 심각한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종사자는 “해외에서는 사회적·문화적·인종적·정치적 맥락을 반영한 다양한 작품들이 치열한 갑론을박을 일으키며 생태계를 풍성하게 하는 반면, 한국 극장가는 ‘웃음’ 아니면 ‘단순함’만을 강요받는 빈곤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논란이 된 영화 ‘대홍수’는 네이버 평점 3.88(10점 만점)이라는 역대급 혹평에도 공개 첫 주 넷플릭스 글로벌 영화 1위라는 엇갈린 반응으로 화제를 모은다. 대홍수가 덮친 지구의 마지막 날,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 속 인물들의 사투를 그린 SF 재난 블록버스터로 ‘더 테러 라이브’, ‘PMC: 더 벙커’ 등을 다수의 재난 물을 연출한 김병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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