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겨울철 운전 중 앞유리에 갑자기 습기가 차 시야가 흐려지는 경험은 낯설지 않다.
에어컨을 켜고 송풍 방향을 조절해도 김서림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때 운전자가 무심코 눌러둔 버튼 하나가 원인일 수 있다. 실내 순환 버튼이다.
자동차에는 다양한 편의 기능이 적용돼 있다. 그러나 운전자가 그 역할을 정확히 알고 사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계기판이나 센터페시아에 눈에 잘 띄게 배치돼 있음에도 기능을 오해하거나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버튼도 적지 않다. 실내 순환 버튼은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실내 순환 버튼은 주행과는 무관한 공조 기능이다. 사용 환경에 따라 체감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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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흐름을 제어하는 핵심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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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순환 버튼은 차량 내부 공기의 유입 경로를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버튼을 활성화하면 대시보드 내부에 설치된 댐퍼가 닫히면서 외부 공기 유입이 차단된다.
대신 차량 내부 공기만 공조 장치를 통해 다시 순환한다. 외기 모드를 선택하면 반대로 댐퍼가 열리며 외부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된다.
이 기능은 터널이나 지하주차장, 교통 체증 구간처럼 외부 공기 질이 좋지 않은 환경에서 특히 유용하다. 매연이나 미세먼지, 음식 냄새 등이 차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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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난방 효율 높이는 숨은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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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순환 모드는 냉난방 효율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미 냉각되거나 가열된 실내 공기를 다시 사용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에어컨과 히터의 반응 속도가 빨라진다.
무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 공조 성능이 체감보다 약하다고 느껴질 때 실내 순환 모드를 활용하면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
과거에는 레버를 직접 조작해야 했지만, 최근 차량에는 전동 액추에이터가 적용돼 버튼 한 번으로 자동 전환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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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사용하면 김서림·졸음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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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한 기능이지만 실내 순환 모드를 장시간 유지하면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 외부 공기 유입이 차단된 상태가 지속되면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
공기가 답답해지면서 졸음이 유발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실내 습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앞유리와 측면 유리에 김서림이 쉽게 생긴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나 냄새가 심한 구간을 통과할 때 실내 순환 모드를 활용하되, 15~20분 간격으로 외기 모드로 전환해 환기를 해줄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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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동 이상 시 점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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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을 눌러도 실내 순환 모드가 유지되지 않거나 원하지 않는 시점에 자동 전환된다면 액추에이터나 관련 케이블 문제를 의심해볼 수 있다. 대시보드 내부에서 반복적인 작동음이 들리는 경우에도 점검이 필요하다.
최근 차량에는 외부 공기질을 자동으로 감지해 실내 순환 여부를 판단하는 시스템도 적용되고 있다.
다만 자동 기능이 있더라도 주행 환경에 따라 운전자가 직접 외기 전환을 해주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에어컨 필터를 정기적으로 교체하는 기본 관리 역시 중요하다.
김예준 기자 ky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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