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양효진이 21일 화성종합체육관서 열린 IBK기업은행과 V리그 여자부 원정경기 도중 팀 동료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현대건설이 선두 경쟁에 본격 가세했다.
현대건설은 21일 화성종합체육관서 열린 IBK기업은행과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이겼다. 시즌 초 4연패로 허우적거리던 모습은 완전히 지우고 6연승을 질주한 현대건설은 11승6패, 승점 34로 선두 한국도로공사를 계속 추격하게 됐다.
당연히 쉬운 승부가 아니었다. 1, 3세트를 따냈고, 4세트 듀스 상황서도 25-24로 앞서다 IBK기업은행 외국인 주포 빅토리아 댄착의 연속 공격에 뒤집혀 마지막 세트로 향한 끝에 어렵게 이겼다.
배구는 대개 극적으로 4세트를 따낸 팀이 5세트에서도 흐름을 이어가는 경우가 잦지만 이날 현대건설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고, 승점 2를 챙겼다. 2시간24분짜리 혈투를 치른 동안 빅토리아가 양팀 최다 40득점을 올렸으나 주변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한 반면 현대건설은 토종 에이스 정지윤이 25득점을 뽑는 등 5명이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특히 눈부신 활약을 펼친 건 36세 베테랑 미들블로커(센터) 양효진이었다. 블로킹 3개 포함 19득점으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현대건설은 이날 12개 블로킹으로 5개에 그친 상대를 압도했다. 이처럼 정확한 타점의 가로막기도 출중했는데, 속공 위주 공격 성공률 또한 48.48%를 찍었다. 이는 양팀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다.
실제로 매 세트 양효진은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3세트 초반 팽팽한 흐름을 그가 블로킹과 속공으로 연속 점수를 만들며 끊을 수 있었고, 비록 아깝게 내주긴 했으나 4세트 23-24로 뒤진 상황서 과감한 오픈 공격을 시도해 승부를 듀스로 끌고갔다.
매 순간, 매 경기 불꽃 투혼을 보이는 언니를 향한 동생들의 신뢰는 절대적이다. 양효진은 “모두의 노력이 크다. 팀이 점차 단단해진다”고 자세를 낮췄지만 지난시즌까지 IBK기업은행에서 뛰다 이번 시즌 현대건설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포지션까지 미들블로커로 바꾼 김희진은 “언니에게 조언을 자주 구한다.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 코트 안팎에서 세심히 살펴주고 도와준다”며 고마워했다.
팬들도 현대건설의 ‘승리 DNA’를 깨우는 양효진의 가치를 인정한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팬(70%)·선수단(15%)·미디어(15%) 투표를 기반으로 정하는 올스타전 출전명단에 그도 이름을 올렸다. 개인통산 17번째로, 남녀부 최다 기록이다. ‘리빙 레전드’는 멈추지 않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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