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 대신 AI 경진대회 연 동원그룹…"AI, 동료가 돼라"

[프라임경제] 동원그룹이 연말 송년회 대신 사내 인공지능(AI) 경진대회를 열며 AI 기반 혁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제2회 동원 AI 이노피아드'에서 임직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동원그룹

동원그룹은 지난 22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제2회 동원 AI 이노피아드(AI Innopiad)'를 개최했다고 23일 밝혔다.

AI 이노피아드는 동원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사내 AI 경진대회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총 상금 규모는 4000만원이다. 앞서 동원그룹은 지난 9월 만 19세 이상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대국민 AI 컴피티션(AI Competition)'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10월부터 약 3개월간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12개 팀이 참가했다. 동원그룹 계열사 전 임직원이 참여 대상이었다.

지난해 대회가 GPT 등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반 생성형 AI 활용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한 단계 진화한 '에이전틱 AI(Agentic AI)'가 핵심 주제로 떠올랐다. AI 에이전트가 생산 일정 수립, 소비 트렌드 분석 등 반복 업무를 수행해 임직원이 보다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이를 반영해 본선 주제도 실무 밀착형 과제가 주를 이뤘다. △실무자 개입 없이 매입전표를 자동 처리하는 '재무 AI요원(AI 임플로이)' △대리점·판매 채널별 수산물 유통 정보를 메타 분석해 판매 전략을 도출하는 'AI 판매왕' △공정 최적화와 생산 일정 수립을 담당하는 ‘일정의 신’ △AI와 CCTV를 연계해 산업 안전을 강화하는 'AI 위험물 감지센터' 등이 대표적이다.

동원산업 회계팀 실무자들이 제안한 '재무 AI요원'은 전표 처리에 소요되는 시간을 6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원F&B 디자인팀은 에이전틱 AI 기반의 '디자인 경쟁력 평가 시스템(Design Voting System)'을 구축해 소비자 데이터와 연계한 자동화 평가로 디자인 개발 효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 밖에도 동원팜스는 축산농가와의 상생을 목표로 '빅데이터 기반 소 건강 관리 및 맞춤형 사료 제안' 모델을 발표했다. 동원건설산업은 경험 데이터와 공공데이터(건축물대장, 건축 인허가 등)를 학습해 공사 기간을 예측하는 '공사기간 산출 AI 서포터'를 선보여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날 심사에는 카이스트 김재철AI대학원의 심현정·신기정 교수, 서울대 이준환 교수, 일리노이대 이문태 교수, 홍익대 김승범 교수 등 학계 전문가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삼성SDS, PwC 등 산업계 AI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은 "에이전틱 AI는 '일잘러' 동료 1000명과 같다"며 "신기술을 단순한 효율 개선에 그치지 않고, 회사의 성장과 혁신은 물론 미래 세대의 삶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