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實錄조조] 북극항로라는 거대한 해상 패권을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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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實錄조조] 북극항로라는 거대한 해상 패권을 설계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12-23 14:34:00 신고

3줄요약

 [實錄조조]  소설 연재 안내

 본 소설은 현 정세의 사건들을 조조, 손권 등의 인물과 탁류파, 청류파 등의 가상 정치 세력으로 치환하여 재구성한 팩션(Faction)물입니다.

 서라, 짐짓 '대의를 앞세우나' 실은 사사로운 이익과 권력을 좇는 자들을 탁류파(濁流派)라 칭하고, 그 반대편에서 '청명한 정치를 부르짖으나' 실은 권문세족의 이해를 대변하는 자들을 청류파(淸流派)라 부르노라. 현재 탁류파는 여당인 주민당, 청류파는 야당인 민국의힘이니라. 조조(曹操)는 탁류파의 우두머리이자 대선을 통하여 대권을 잡은 당대 제일의 웅걸 명재이 대통령이다. 조조의 대적이자 청류파가 밀던 인물은 곧 강동의 호랑이라 불리던 손권(孫權, 열석윤 전 대통령)이었다.

패러디 삽화=최로엡 ai화백
패러디 삽화=최로엡 ai화백

 

건안의 서슬 퍼런 기운이 한반도 남단에 휘몰아치던 2025년 12월 23일, 중원의 패권을 틀어쥐고 탁류파를 이끄는 위무제 조조는 정예 병력을 이끌고 동남권의 요충지 부산에 입성했다. 일찍이 원소를 무너뜨리고 북방을 평정한 후 갈석산에 올라 창해를 굽어보며 천하 통일의 의지를 다졌던 그가, 이제 부산 영도와 북항의 거센 파도를 보며 북극항로라는 거대한 해상 패권을 설계하려 함이었다. 조조는 부산 동구의 임시 청사 입구에 서서 나직이 읊조렸다.

 "산은 높음을 마다하지 않고 바다는 깊음을 싫어하지 않으니, 이제 중원의 기운을 바다로 뻗어 천하의 물자를 이곳으로 모으리라."

 그는 취임 초부터 청류파 선비들이 수도의 기운이 흩어진다며 상소를 올리고 방해하는 것을 비웃으며 해양 기지를 부산으로 옮기겠다는 약속을 밀어붙였다.  

 조조가 주재한 부산의 군사 회의는 엄숙했다. 그는 부산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게 되어 기쁘다며 이전을 차질 없이 수행한 부하들을 치하했으나, 그 눈빛은 이미 북극의 얼음을 뚫고 지나갈 쇄빙선 아라온 2호와 가덕신공항의 보루를 향해 있었다. 조조는 부산과 동남권을 북극항로 시대의 주인공으로 만들겠다고 선포하며, 항만 시설 확충과 고부가가치 서비스라는 미끼를 던져 글로벌 물류 허브라는 대어를 낚으려 했다. 이는 과거 그가 적벽으로 향하기 전 강릉의 수군 기지를 손에 넣고 전열을 가다듬던 기세와 흡사했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조조의 남하 작전에도 암초는 있었다. 그의 최측근이자 해수부 이전의 설계자로 불리던 사도 수재전해수부 장관이 통일교라는 괴이한 종교 세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휘말려 관직을 내려놓은 것이다.  청류파 선비들은 기다렸다는 듯 붓을 들어 탁류파의 수장을 공격했다. 그들은 수재전 장관이 불가리라 불리는 이국적인 명품 시계와 거액의 전금을 받고 부산의 미래를 팔아먹으려 했다며 조정을 뒤흔들었다. 경찰의 수사망이 수재전의 목을 조여오는 가운데, 그는 고작 시계 하나에 내 영혼을 팔았겠느냐며 결백을 주장하고 14시간의 강도 높은 신문을 견뎌냈다. 

 조조는 과거 도겸의 부하들이 저지른 잘못을 보고 "뱀꼬리가 한 짓은 곧 뱀대가리의 책임이 아니냐"고 일갈했던 냉혹함을 잠시 거두었다.  그는 수재전의 장관직 사퇴를 수용하면서도 후임은 가급적 부산의 인재 중에서 구하겠다며 전형적인 구현령의 자세를 취했다.

 조조는 일찍이 불효하고 불인해도 좋으니 오직 재능 있는 자를 천거하라 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실력만 있다면 과거를 묻지 않겠다는 유재시거의 원칙을 내세웠다. 그리하여 택기임, 근상송, 찬기남 등 해양에 정통한 인재들이 조조의 부름을 기다리는 처지가 되었다.  

한편, 강동의 손권은 비록 권좌에서 물러나 수성하는 처지가 되었으나, 청류파는 여전히 가덕신공항의 공기가 연장되고 개항이 지연될 것이라는 소문을 퍼뜨리며 조조의 대계에 제동을 걸려 했다. 조조는 이를 돌파하기 위해 동남권 투자공사라는 거대한 자본의 댐을 건설하고 3조 원의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과거 그가 황폐해진 중원을 재건하기 위해 실시했던 둔전제와 같았다. 백성들에게 자본을 공급하여 그들을 제국의 경제 체제에 귀속시킴으로써 청류파의 영향력을 뿌리부터 뽑아버리겠다는 계산이었다.

조조는 단순히 경제적 이동에 그치지 않고 제국의 질서를 재편하려 했다. 그는 시장의 가짜 상품을 척결하기 위해 조정이 직접 품질을 보증하는 K-인증 마크를 도입하라 명하고, 국격에 맞게 애국가의 배경 화면마저 교체하라는 세심한 지시를 내렸다. 또한 업무보고를 백성들에게 생중계하며 백성들의 집단지성이 정치 평론가보다 높다고 치켜세웠으나, 그 이면에는 국민을 정책의 감시자로 끌어들여 관리들을 압박하려는 고도의 통치술이 깔려 있었다.

부산 임시 청사를 나서는 조조의 눈앞에는 이제 가덕도에 세워질 하늘 길과 북극으로 향하는 쇄빙 누선의 함성이 어른거렸다. 비록 최측근 수재전을 잃고 청류파의 끊임없는 저격이 이어지고 있으나, 조조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산은 높음을 마다하지 않고 바다는 깊음을 싫어하지 않으니, 천하의 기운이 부산으로 모이고 있는 한 그의 남하 대계는 계속될 것이다. 대해를 품으려는 조조의 꿈이 과연 적벽의 화마를 피하고 새로운 제국의 기틀이 될 수 있을지, 중원의 백성들은 숨을 죽이고 그의 다음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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