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소식…내년 '서울·수도권 집값' 예측 떴다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세와 월세 가격도 함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거비 부담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및 주택 단지. 자료사진. / 뉴스1

주택산업연구원은 2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6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 방향’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내년 주택시장 흐름을 분석했다. 이때 유동성 흐름과 금리 수준, 주택 수급 여건, 경기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산연에 따르면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올해보다 1.3%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4.2%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수도권은 2.5%,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0.3%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매매 거래량은 올해 예상치보다 줄어든 약 65만 건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2026년 주택 매매가격 전망표. / 주택산업연구원 제공

주산연은 지난 10년간 명목 경제성장률을 웃도는 유동성 증가가 자산 가격 상승 압력을 키워온 데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금리 하락 가능성과 최근 4년간 누적된 약 60만 가구 규모의 착공 물량 부족이 맞물려 주택 가격 상승 요인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이나 경기 악화가 발생하지 않는 한 올해의 가격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2026년 주택 전세가격 전망표. / 주택산업연구원 제공

전세와 월세 가격 역시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전국 전세가격은 2.8%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서울은 4.7%, 수도권은 3.8%, 지방은 1.7%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주산연은 입주 물량 감소와 다주택자 중과 기조, 토지거래허가제에 따른 실거주 요건 강화 등으로 전·월세 매물이 줄어든 점을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월세 가격도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산연은 전국 월세 순환변동률이 2023년 중반 이후 상승 흐름으로 전환됐으며, 입주 물량 감소와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월세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수도권의 상승 압력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 공급 여건은 내년에도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 기준 주택 인허가 물량은 올해보다 소폭 늘어난 40만 가구, 착공은 32만 가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준공 물량은 25만 가구로 올해보다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수도권의 경우 인허가와 착공은 늘어나지만, 과거 착공 물량 감소의 영향으로 준공 물량은 12만 가구 수준에 그쳐 예년 평균을 크게 밑돌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자료사진. / 뉴스1

주산연은 내년 주택 정책과 관련해 거시 경제 지표의 안정적 관리와 함께 기존 규제 정책으로 인한 매물 잠김 현상과 전·월세 물량 감소 등 부작용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주택 공급 확대의 양과 속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 신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산연은 신속한 공급을 위해 ‘주택공급 특별대책지역’ 도입을 제안했다. 주택 부족과 가격 상승 정도를 고려해 국토교통부 장관이 관련 절차를 거쳐 지정하고, 제한된 범위에서 단기간 운영하는 방식이다. 해당 지역에는 용적률 상향과 각종 영향평가 특례, 일정 요건 충족 시 토지 수용권 부여,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조건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