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한의 식량작물 생산량이 전년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기상 여건이 전반적으로 양호했고 일부 작물의 재배면적이 늘어나 생산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농촌진흥청은 2025년도 북한 식량작물 생산량을 총 490만t으로 추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478만t보다 12만t(2.5%) 늘어난 규모다. 이번 추정치는 북한 지역의 기상 여건과 병해충 발생, 비료 수급 상황은 물론 국내외 연구기관의 작황 자료와 위성영상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산출됐다.
작물별로 보면 쌀 생산량은 225만t으로 전년 대비 10만t(4.6%) 증가했다. 벼 영양생장기인 5~6월에는 일사량이 다소 부족했지만, 7월 유수형성기에는 일사량이 풍부했고 8~9월 등숙기에는 평균기온이 낮고 일사량이 많아 등숙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벼 재배면적이 3.3% 늘어난 점도 생산 증가 요인으로 꼽혔다.
반면 옥수수 생산량은 152만t으로 지난해보다 9만t(5.6%)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생육 초기에는 큰 저온 피해가 없었지만, 7월 개화기 일부 지역에서 집중 강우와 가뭄이 동시에 발생해 수정률과 착립률이 떨어졌다. 이후 지속된 강우와 고온으로 등숙도 원활하지 않았다. 옥수수 재배면적이 3.6% 줄어든 점도 생산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감자·고구마 생산량은 55만t으로 전년 대비 1만t(1.9%) 증가했다. 감자는 재배면적 확대에 힘입어 생산량이 늘었지만, 고구마는 잦은 강우로 병해가 발생하고 덩이뿌리 비대가 부진해 재배면적을 고려할 때 생산이 부진했다.
밀·보리는 36만t으로 작년보다 8만t(28.6%) 증가했다. 가을파종 작물의 경우 3~4월 기온이 완만하게 상승하고 일사량이 충분해 유효분얼 확보에 유리했으며, 재배면적이 21.8% 늘어난 점이 생산량 증가를 이끌었다.
콩 생산량도 20만t으로 전년 대비 2만t(11.1%) 증가했다. 파종기에는 기온이 낮고 강수량이 적었으나, 6월 이후 생육 여건이 좋아 수확량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북한 지역의 여름작물 생육기간(5~9월) 평균기온은 21.1도로 지난해보다 0.2도 낮았고, 강수량은 889.5㎜로 24.8㎜ 감소했다. 반면 일사량은 2,891.5MJ로 전년보다 55.9MJ 증가해 전반적인 작황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경태 농촌진흥청 국제기술협력과장은 “올해는 봄철 기온이 완만하게 상승해 겨울작물 생육에 유리했고, 여름철에는 일사량이 많아 벼 등숙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전반적으로 북한의 식량작물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다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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