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과 심화 프로그램 개발·운영…과고·영재학교서 핵심 인재 양성
진단검사 후 맞춤형 교육…정근식 교육감 "정답 맞히기 시험 의미 없어져"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모든 학생의 격차 없는 AI 활용과 핵심 인재 양성을 두 축으로 한 교육 종합계획을 내놨다.
초중고 전 과정에 AI 기초·윤리 교육을 도입하는 한편, 과학고·영재학교와 대학을 연계한 심화 교육을 통해 AI 분야 미래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은 23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초중고 AI 교육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누구나! 안전하고 이롭게! 더 깊고 조화롭게! AI 시대의 주인으로'를 비전으로 삼은 이번 계획은 ▲ 전 학생의 안전하고 격차 없는 AI 책임교육 ▲ AI 시대 선도 핵심 인재 양성 ▲ AI 기반 수업·평가 혁신 ▲ 교사 전문성 강화 ▲ 지원 체제·환경 구축 등을 뼈대로 한다.
우선 서울 소재 학교의 모든 학생에게 AI 기초소양 교육을 실시한다.
정보 과목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과목에서 교육 과정과 연계한 교육을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정 교육감은 "정보 교과 시수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AI 활용 능력 향상에) 효과가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정보 교사가 AI 시대 학교를 선도하지만, 모든 과목의 교사가 AI 교육에 참여하는 게 옳은 길"이라고 강조했다.
AI 활용 능력이 뒤떨어질 우려가 있는 이주 배경 학생과 학습지원·특수교육 대상 학생에게는 맞춤형 AI 교육을 제공한다.
AI 윤리·디지털 시민성 교육도 강화해 디지털 성폭력과 사이버 폭력을 예방하고, AI의 안전하고 효과적 활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내년 2월까지 배포할 예정이다.
매년 1학기 말에는 초5, 중2, 고1 학생을 대상으로 AI 진단검사를 시행한다.
검사 결과는 학생·학부모·교사·학교에 제공되며, 학교는 진단 결과를 토대로 학생들에게 알맞은 교육을 시행하고 교육청은 이를 뒷받침하는 교육 자료를 지원한다.
핵심 인재 양성과 관련해선 'AI 교육센터'를 2027년까지 설립하고 서울대·연세대·서울시립대·서울과기대 등 대학과 함께 심화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과학고와 영재학교, 직업계고, AI 중점학교의 수학, 과학, 정보, 로봇 교육 과정을 혁신해 AI 시대를 이끌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상수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AI 기초소양 교육으로 모든 학생의 기본적인 AI 활용 능력을 기르되, 과학고와 영재학교, AI 특성화고에선 AI 전문가와 개발자가 되기 위한 보다 심화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인재를 키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학교 1곳당 1명의 AI·교육 정보 기술(에듀테크) 선도 교사 양성을 목표로 교사연구회와 교내 교원학습공동체 활동을 지원한다. 현재 880명인 선도 교사를 내년에는 1천300명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맞춤형 교원 연수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도 지속하면서 교사가 AI·디지털 기반 수업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
학생의 주도성과 사고력을 키우고자 수업·평가에서도 혁신을 이어 나간다.
맞춤형 교수학습 플랫폼(SEN스쿨)에서는 다양한 AI·에듀테크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한편 교사들이 제작한 교육자료도 공유해 수업의 질을 높일 계획이다.
AI 기반 서·논술형 평가지원 시스템인 '채움아이'는 2027년 모든 학교가 활용하도록 확대 운영한다.
정 교육감은 "AI 시대에는 과거의 '정답 맞히기 시험'은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면서 "학생들이 어떻게 공부했는지, 어떤 식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협력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선 서·논술형 평가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학교에서 논란이 된 AI를 활용한 시험 부정행위에 대해서도 "단속 대상으로 볼 것인지, 불가피한 시대적 변화로 수용할 것인지가 쟁점인데, 단속 중심의 일변도 정책은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떤 수준과 방식으로 시험에서 AI 활용을 할지 논의하고 평가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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