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아모레퍼시픽이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 작가 이불(Lee Bul)의 대형 설치 작품을 서울 용산 세계본사 아트리움에 공개한다. 일상적인 건축 공간을 예술적 감각의 장으로 전환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기업 공간에서 예술이 지닐 수 있는 공공적·정서적 가치를 다시 묻는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불 작가의 신작 〈Willing To Be Vulnerable – Transparent Balloon〉(2025)을 세계본사 아트리움에 설치했다. 높고 넓게 열린 아트리움 공간에 들어선 이번 작품은 공기와 빛, 투명한 재료를 활용해 부유하는 듯한 조형 경험을 만들어내며, 공간 전체를 하나의 감각적 환경으로 전환한다.
이번 작품은 이불 작가가 2015년부터 이어온 ‘Willing To Be Vulnerable’ 연작의 최신작이다. 이 연작은 유토피아를 향한 인류의 끊임없는 열망과 그 이면에 공존하는 불안과 취약성을 주제로 삼아 왔으며, 시드니 비엔날레와 베를린 마틴 그로피우스 바우,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네지 중앙 전시관 등 세계 주요 미술 기관에서 소개된 바 있다.
풍선 형태로 공중에 떠 있는 이번 설치 작품은 가볍고 투명한 필름과 공기의 흐름을 통해 경쾌하면서도 긴장감 있는 시각적 인상을 준다. 작가는 미래지향적 형태와 붕괴의 징후, 이상과 현실, 강인함과 취약함이 동시에 감지되는 상태를 공간 안에 펼쳐 보이며, 관람자가 그 감정의 결을 몸으로 인식하도록 유도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설치 프로젝트를 통해 ‘아름다움의 문화’를 확장한다는 기업 비전을 예술적 실천으로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상업적 기능을 넘어선 기업 공간에서 동시대 예술을 경험하도록 함으로써, 한국 작가의 창작 활동을 세계적 맥락 속에서 조명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미도 담겼다.
이불 작가는 1980년대 후반부터 조각, 퍼포먼스, 설치를 넘나드는 실험적 작업으로 주목받아 왔다. 이후 수십 년간 대형 조각과 환경적 설치 작업을 통해 유토피아적 상상과 미래에 대한 집단적 감정을 탐구해 온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작품 정보]
▶ 작가명: 이불(Lee Bul)
▶ 작품명: 〈Willing To Be Vulnerable – Transparent Balloon〉
▶ 제작년도: 2025년
▶ 작품 규모: 약 850 x 700 x 70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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