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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중국우모정보망에 따르면 패딩에 쓰이는 중국산 흰 오리털 다운 충전재(90% 함량) 가격은 지난 12일 기준 kg당 553.76위안(한화 약 11만 6000원)을 기록했다. 지난 9월(470위안 기준)과 비교하면 17%가량 오른 셈이다. 최근 중국내 다운 충전재 무역상들 사이에선 kg당 640위안(약 13만 4000원) 이상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패딩 제품에 들어가는 충전재는 거위와 오리털을 혼용해 투입한다. 최근엔 프리미엄 소재로 분류되는 거위털 함량이 늘긴 했지만, 여전히 저렴하면서 보온성이 높은 오리털 충전재 비중이 높은 편이다. 특히 중국산 다운 충전재 수입 의존도가 높다. 업계에선 중국산 다운 충전재를 90% 이상 사용한다고 이야기한다.
거위털 충전재 가격도 오름세이지만 특히 오리털 가격이 급상승 중이어서 국내 패션업계의 한숨이 더 커지는 상황이다. 국내 패션업계 A사 관계자는 “올해 오리털 충전재 가격이 많이 상승해 덕다운(오리털 패딩) 원가 상승분만 18~20%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우리 브랜드의 경우엔 거위털 비중이 많아 전체 패딩 제품의 원가 상승분으로 따지면 3% 남짓이 될 것이어서 다른 방식으로 가격상승을 억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산 오리털 가격 상승은 올겨울 패딩 제품에 즉시 적용되지 않는다. 내년 가을·겨울(FW) 제품에 적용된다. 하지만 패션업계에선 부담이 크다고 하소연한다. 지난해에도 중국산 거위털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업황이 좋지 않은 패션업계는 올해 FW 제품가격에 크게 반영하지 않았다. 이번에 오리털 가격까지 상승하면 내년 제품 가격에 대한 원가 부담이 더 커질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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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도 문제다. 중국산 충전재지만 이를 납품하는 업체들과는 달러로 거래하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를 오가는 상황이어서 국내 업체들 입장에선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에 국내 패션업계는 중국내 충전재 생산처를 변경한다든지, 물량을 늘려 단가를 낮추는 등의 자구책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내부적인 문제와도 직면했다. 최근 업계를 뒤흔든 충전재 혼용률 오기재 논란이다. 지난해 겨울 한차례 논란을 빚었는데, 올해도 같은 문제가 불거지자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는 모양새다. 최근 충전재 가격이 오르고 있는 만큼 자칫 원가 절감을 위한 눈속임으로 오해받기 쉬운 문제다. 물론 국내 패션업계는 ‘단순 오기재’ 등 내부 인력들의 실수로 설명하지만 2년 연속 같은 논란이 일어났다는 건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최근 긴 불황기를 맞고 있는 패션업체에 있어 겨울 패딩은 한 해 장사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승부처일 정도로 중요하다. 지난해와 달리 추위가 제때 찾아오면서 기후적으로는 준비가 된 상황이지만 충전재 가격 상승과 소비자 불신이라는 안팎의 악재를 마주하게 됐다. 패션업계의 고민이 커 보인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산 오리털 충전재 가격 상승은 현지에 닥친 심한 한파도 있지만, 지난해 거위털 가격이 크게 올라 이를 대체하기 위해 수요가 늘어난 것도 한 이유”라며 “원부자재 가격 상승도 문제이지만, 더 중요한 건 혼용률 논란으로 추락한 소비자 신뢰다.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 전반이 깎일 수 있는 만큼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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