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증시가 모두 상승세였던 올해 7∼10월 개인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23조원 순매도하고 해외주식을 103억 달러(한화 약 15조2800억원)어치 순매입했다.
과거에는 개인투자자들의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투자가 동시에 증가하는 보완 관계였지만, 2020년 이후부턴 한쪽이 늘면 다른쪽이 감소하는 대체 관계로 변화하고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개인의 해외주식 투자가 급증한 2020∼2021년에는 개인들이 분산투자 효과 등을 노리고 국내 주식도 대규모 순매수했다.
한은은 이처럼 국내외 투자에 대체 관계가 강화되는 배경으로 국내 증시 장기 수익률 기대가 낮은 점을 꼽았다. 한은은 "한미 증시간 장기 수익률 격차로 투자자들의 수익률 기대가 국내 증시는 낮게, 미국 증시는 높게 고정됐다"며 "단기 수익률이 상승하면 국내주식을 매도하고 해외주식을 매수하는 패턴이 나타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 기대도 해외주식 우위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한은은 "수익률 기대 격차가 장기간에 걸쳐 형성된 만큼 일시적인 수익률 개선만으로는 투자자의 기대를 변화시키기 어렵다"면서 "기업 거버넌스 개선, 주주환원 확대 등 정책적 노력을 통해 국내 자본시장의 장기 성과와 안정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를 주관한 장용성 한은 금융통화위원은 "그간의 금융여건 완화로 인해 경제주체의 수익추구 성향이 강화되고 자산가격도 빠르게 상승함에 따라 향후 충격 발생 시 급격한 조정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취약성이 증대될 수 있음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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