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 현대 부부의 복합적인 관계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반영하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150회에서는 '집사 부부'의 사연이 소개되어, 무기력한 아내와 소통을 회피하는 남편의 갈등을 심층적으로 다뤘다.
지난 12월 22일(월) 밤 9시에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은 닐슨코리아 전국 및 수도권 기준 시청률 3.1%를 기록했다. 이는 채널 경쟁력의 주요 지표인 2049 시청률에서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수치다.
'집사 부부'의 아내는 하루 대부분을 집에서 보내며 무기력한 일상을 이어갔다. 그는 휴대전화 게임과 슬라임 놀이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왕복 6시간 출퇴근하는 남편에게 배달 음식 주문, 상차림, 설거지 등 사소한 집안일을 모두 맡겼다. 아내는 강압적인 부모 밑에서 성장해 어린 시절부터 우울증과 수면증 약을 복용 중이라고 고백했다.
아내의 반려동물 양육 방식도 논란이 됐다. 반려 생쥐 8마리, 다람쥐 2마리, 반려견 1마리 등 총 11마리의 동물을 키우는 가운데, 남편은 동물 관리 부실로 인한 악취가 현관문 밖까지 퍼질 정도로 심각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더 이상의 반려동물 입양을 강력히 만류했다.
이들 부부의 핵심 갈등은 소통 방식에서 비롯됐다. 남편은 아내의 즉각적인 부탁에는 불평 없이 응하지만,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 앞에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아내는 남편이 "30분 넘게 한마디도 안 할 때도 있었다"며, 특히 자신의 지인들과의 오해를 해결해주지 않아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남편은 난임 문제 논의 중 아내의 질문에 오랫동안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남편은 이러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아내 앞에서는 실어증 걸린 것처럼 말문이 막힌다"며, "어릴 때 무서워했던 아버지의 모습이 아내의 화법과 겹쳐 보인다"고 눈물로 고백했다. 이처럼 개인의 성장 배경과 심리적 요인이 부부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현대 사회의 복잡한 가족 문제를 조명하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오은영 박사는 아내에 대해 "강압적인 양육 환경 속에서 감정과 생각을 수용받아 본 경험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안전하다고 느끼는 남편 앞에서 아이처럼 퇴행하며 어리광을 부리고 있지만, 이제는 제 나이에 맞는 기능으로 돌아와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남편에게는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표현하지 않으면 아내에게 무책임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소통 방식의 변화를 강조했다.
이와 같은 '관계 솔루션' 프로그램들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현상은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심리 문제와 가족 관계 개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디어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심리적 통찰과 실질적인 관계 해법을 제공하는 교육적 역할까지 수행하는 추세다.
오은영 박사의 힐링 리포트를 통해 아내는 "남편이 내 부탁을 들어줄 때 사랑받고 있다고 느꼈다"고 밝히며, "이제는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남편이 무서워하지 않는 방식으로 소통하겠다"고 다짐했다. 남편 또한 "아내가 나를 생각보다 훨씬 더 의지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관계 회복의 의지를 보였다.
한편, 3년여 동안 '결혼 지옥'과 함께하며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지켜봐 온 MC 김응수는 이날 방송을 끝으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김응수는 "오은영 박사님의 힐링 리포트를 들으며 저 역시 많은 걸 배웠다"고 소회를 밝히며 프로그램의 교육적 가치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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