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스당 4,400달러선 넘어서며 두달만 사상 최고치 경신
내년도 우상향 지속 전망되지만…"경제적 배경만으로 오른 것 아냐"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국제 금(金) 시세가 약 두 달만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가운데 최근의 강한 상승세가 투기세력에 의한 측면이 크다는 경고가 나와 눈길을 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간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산하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COMEX)에서 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장보다 1.9% 오른 온스당 4,46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최고가는 온스당 4,484.5달러였다.
옥지회 삼성선물 연구원은 "전일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자 금과 은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귀금속군이 일제히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이 온스당 4,400달러를 돌파하며 다시 한번 신고가를 기록했다"며 "지정학적, 재정 리스크가 확대되는 환경에서 발행자 리스크가 없는 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와 국가부채 증가로 미국채의 장기신뢰도가 약화하면서 글로벌 중앙은행의 준비자산 구성에도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2025년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 보유비중은 24%로 확대되며 미국채 보유비중(23%)을 처음으로 웃돌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국제 금 시세가 올해 상승률(67%)만큼은 아니어도 내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선물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2026년 금 목표가격으로 온스당 5,000달러를 제시하면서 추가 상승 여력이 15.5% 수준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최근 금값을 강하게 밀어 올린 배후에 투기성 자금이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국제 금 가격이 두 달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고, 국내 금 가격은 환율상승(원화 약세) 효과가 더해져 지난 한 달간 거의 매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면서도 "강력한 금가격 상승세의 배경은 '구조적 기반' 위에 '단기 투기세력의 모멘텀 전략'이 더해졌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흔히 금 가격 상승 배경으로 지목되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중앙은행의 매입, 지수상장펀드(ETF)로의 자금 유입이란 '3대축'만으로는 최근의 강력한 상승세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백 연구원은 "현재 금 시장은 기초적 여건을 넘어선 모멘텀 중심의 투기적 장세 성격을 보인다"면서 "금 가격이 중요한 심리적·기술적 저항선을 돌파할 때마다 추세 추종 퀀트 펀드와 단기투기세력의 자동 매수 주문이 대거 실행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재정적자 및 국가부채 증가로 주요 선진국 화폐가 돈값을 못 하면서 금 가격이 반사이익을 얻는 측면 등 구조적 여건과 금 가격 랠리는 투자자들을 혹세무민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기세력이 주도하는 장에 뛰어들려면 단기적 마인드가 돼야 한다. 단기투자자들의 놀이터가 되고 나면 어디든 오를 수 있고 언제든 꺼질 수 있다"면서 "현재 가격이 경제적 배경으로만 오른 것이 아님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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