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 현장] 클림트 ‘여인의 초상’ 도난 뒤 해외 최초 나들이...‘클림트와 리치오디의 기적’ 展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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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 현장] 클림트 ‘여인의 초상’ 도난 뒤 해외 최초 나들이...‘클림트와 리치오디의 기적’ 展 가보니

투데이신문 2025-12-23 09:58: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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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와 리치오디의 기적> 전시장 입구에서 ©투데이신문<br>
<클림트와 리치오디의 기적> 전시장 입구에서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전세라 기자】 이탈리아 인상주의 회화의 흐름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개최됐다. 비채아트뮤지엄과 마이아트뮤지엄이 공동 주관하는 <클림트와 리치오디의 기적> 은 내년 3월 22일까지 서울 강남구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 잘 알려진 구스타프 클림트의 ‘여인의 초상’을 포함해 19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이탈리아 미술의 변화와 흐름을 한 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전시는 특별 섹션을 포함해 총 13개의 섹션과 70여점의 작품들로 구성됐다. 각 섹션은 색깔로 구분돼 관람 동선을 따라 시대적 변화와 미감의 전환을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다.

특히 일부 작품은 당시 사용되던 액자까지 함께 전시해 액자 자체도 작품의 일부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주최 측은 “관람객들께서 종종 ‘작품의 액자는 따로 한 건가요?’라고 묻는다”며 “리치오디는 가장 좋아했던 작가의 작품과 그에 맞는 액자를 수집하는 인물이었다. 액자를 먼저 구해두고 그에 맞춰 작가에게 그림을 의뢰했을 정도로 액자에 대한 애착이 컸다”고 덧붙였다.

전시 <클림트와 리치오디의 기적>을 관람하고 있는 방문객들 ©투데이신문
전시  <클림트와 리치오디의 기적> 을 관람하고 있는 방문객들 ©투데이신문

<클림트와 리치오디의 기적> 전시는 지난 19일 개막했음에도 매일 평균 15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하고 있다. 실제로 월요일 오후 전시장 내부에는 관람객들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한 공간을 차지한 구스타프 클림트의 ‘여인의 초상’을 향한 관심이 뜨거웠다. 비교적 가까이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도록 설치된 다른 작품들과 달리, ‘여인의 초상’은 보안을 위해 방탄 유리 패널로 보호돼 있었다.

클림트의 이 걸작은  작품가만 1천억 원에 이르는데다 도난 사건 이후 해외 전시로 처음 공개되는 만큼 철저한 보안과 경호로 마이아트뮤지엄에 설치돼 전시에 들어갔다. 이 작품은 소장처인 이탈리아 리치오디미술관의 요청에 따라 미술관체에 걸지 않고 방탄 유리로 된 박스 속에 별도 설치된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훼손이나 도난 방지를 위해 신경을 쓴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여인의 초상’ 작품은 한때 도난당했다가 운 좋게 되돌아온 이력이 있다.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 여인의 초상 Portrait of a Lady, 1916–1917, 캔버스에 유채, 60 x 55 cm [이미지 제공=리치오디 현대미술관]<br>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 여인의 초상 Portrait of a Lady, 1916–1917, 캔버스에 유채, 60 x 55 cm [이미지 제공=리치오디 현대미술관]

이 작품은 1997년 전시회를 앞두고 도난당했다가 22년이 지난 2019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기적처럼 미술관 외벽의 감춰진 공간에서 발견돼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불리며 전 세계의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지금도 도난 이유와 범인 등은 밝혀지지 않고 있어 더욱 그 신비감이 깊어지고 있다.

또한 ‘여인의 초상’은 이중 초상화로도 유명하다. 이탈리아 리치오디 현대미술관의 설립자인 컬렉터 주세페 리치오디가 이 작품을 소장하게 된 것은 지난 1925년이었다. 이후 이 작품은 도난되기 1년 전인 1996년 엑스선 분석을 통해 클림트의 유일한 ‘이중 초상화’라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1912년 독일 드레스덴에서 전시됐다 클림트가 도로 가져간 작품 ‘백피쉬(Backfisch 풋내기 소녀)’는 이후 행방을 알 수 없었는데 이번 ‘여인의 초상’이 1916년이나 1917년 클림트가 바로 이 여인의 검은 모자와 머플러 등을 지우고 새로 덧칠해 그린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렇게 작품에 얽힌 이야기가 풍성하다 보니 관람객들이 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클림트의 비밀이 숨어 있는 단 하나의 작품을 위해 기꺼이 관람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전시장을 방문한 60대 A 씨는 “평소에도 전시 관람을 즐겨 마이아트뮤지엄을 자주 오는데 클림트 작품을 볼 수 있다고 해서 오게 됐다”며 “실제로 와보니 클림트 외에도 이탈리아의 다양한 작가와 작품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라 좋았다”고 전했다.

이어 기념품 가게에서 신중히 엽서를 고르던 20대 B 씨는 “쉬는 날에 의미 있는 문화 활동을 하고 싶어 방문하게 됐다”며 “원화를 직접 볼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작품과 함께 전시된 액자, 전시 구성 등이 너무 좋아 작품에 집중하기가 편했다”고 말했다.

클림트의 ‘여인의 초상’ 작품을 인형화한 정지원 작가의 작업 ©투데이신문
클림트의 ‘여인의 초상’ 작품을 인형화한 정지원 작가의 작업 ©투데이신문

또한 이번 전시에는 수제 인형 아티스트 정지원 작가의 인형도 함께 소개됐다. 수제인형아티스트 정 작가는 대기업과 헤드헌터 경력을 거쳐 20년 넘게 수제 인형 작업을 해왔다. 현재는  돌아뜰리에 대표와 한국수공예협회 수제인형분과장을 맡고 있다.

그는 비채아트뮤지엄과의 협업으로 전시의 중심 작품 중 하나인 클림트의 ‘여인의 초상’ 속 인물을 전신으로 확장해 입체 구현하는 작업을 했다. 아래는 정 작가와 일문일답.

[미니 인터뷰] 정지원 작가


▲ 수제 인형 아티스트 정지원 작가
▲ 수제 인형 아티스트 정지원 작가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인형 작업을 취미로 시작해 올해로 약 25년 활동하고 있는 수제 인형 아티스트 정지원이다. 이번 전시 <클림트와 리치오디의 기적> 에 참여해 클림트의 대표작 ‘여인의 초상’을 바탕으로, 그림 속 인물과 숨겨진 모델을 각각 인형으로 제작해 선보였다.

Q. 이번 전시 '클림트와 리치오디의 기적' 작업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작업 과정에서 고증을 철저히 하려고 했다. 리치오디 박물관 관계자들이 내 작업물을 봐도 어색하지 않도록 옷의 재질, 복식의 구조, 인형의 머릿결 등 세부적인 것에 신경을 많이 썼다. 실제로 덧칠 아래 드러난 ‘검정 모자를 쓴 여인’의 경우 1800년대 후반 벨에포크 시대 복식에서 흔히 나타나는 모자 장식의 구조를 고려하며 작품의 톤과 밀도를 조절했다. 또 그림 속 여인이 목 주변에 두른 ‘동물 스카프’처럼 보이는 디테일은 그대로 재현하기 어려워 레이스 트리밍으로 질감과 인상을 맞춰 표현했다. 인형의 헤어 역시 원작이 담고 있는 시간 감을 따라 젊은 시절의 윤기와 ‘기억 속 인물’이 가진 푸석한 머릿결을 각각 다르게 표현했다.

Q. 클림트 그림에서 보이지 않는 부분을 작업할 때는 어떻게 하나.

그림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상상력으로만 채우지는 않는다. 그림 안에 남아 있는 단서를 최대한 읽어내고 그 시점의 복식을 철저하게 고증한다. 이번 작업 역시 영상 자료, 복식 도록과 패턴 자료를 계속 찾아보며 근거를 쌓아 전신을 설계했다. 2주간의 작업 기간 동안 거의 절반의 시간을 자료를 찾고 확인하는 공부에 할애했을 정도로 작업과 공부를 동시에 밀고 나갔다.

Q. 작품을 통해 관람객이 무엇을 얻고 가길 바라나.

인형은 그림 안에서 어깨까지만 보이던 여인이 전신의 인형으로 구현됐기에 미니어처이지만 더 입체적이고 생동감 있다. 전시의 이야기와 감상을 풍성하게 확장할 수 있도록 작업했기에 관람객들이 내 작업을 통해 전시를 더 이해하고 여운이 더 오래 남을 수 있기를 바란다. 내 작품이 주인공이 되기보다 관람의 깊이를 더하는 도구로써 기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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