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정근기자] ‘13월의 월급’으로 불리는 연말정산 시즌이 돌아오면서, 환급액을 극대화하기 위한 디지털 기반 사전 설계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연말정산은 각종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를 통해 기납부한 세금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는 제도지만, 공제 항목과 요건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환급 가능한 금액을 놓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개인의 소비, 주거, 소득·금융 조건 등 생활 데이터를 분석해 연말정산 혜택을 미리 확인하고 전략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들이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결과를 확인하는 사후 정산에서 벗어나, 환급액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전 전략 수립으로 패러다임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AI 거브테크 스타트업 웰로는 플랫폼 내 고향사랑기부제 환급 서비스를 통해 연말정산 사전 설계를 지원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10만원 기부 시 전액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기부금의 30% 한도 내에서 답례품을 제공받을 수 있어 대표적인 사전 설계형 공제 제도로 꼽힌다. 웰로는 기부처 선택부터 예상 공제액 확인, 기부 증서 발급, 답례품 배송 조회까지 전 과정을 한 화면에서 제공해 접근성을 높였다.
또한 웰로는 11월 말 ‘연말정산 혜택’ 메뉴를 새롭게 선보이며, 고향사랑기부제와 보험료 환급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본인 인증 한 번으로 가입 보험 정보를 분석해 환급 여부와 예상 금액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생활 밀착형 공제 항목 점검의 편의성을 강화했다.
금융권 역시 연말정산 시즌을 맞아 절세계좌를 중심으로 고객 확보 경쟁에 나섰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연금저축,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 세액공제와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는 계좌를 앞세워 신규 고객 유치와 기존 고객의 납입 확대를 동시에 노리는 전략이다.
키움증권은 연금저축과 중개형 ISA를 동시에 구축할 수 있는 ‘절세계좌 2종 완성’ 이벤트를 통해 신규 계좌 개설 고객에게 포인트와 추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두 계좌를 모두 개설할 경우 연말까지 진행되는 순입금 이벤트 참여 기회도 제공한다.
기존 고객의 납입을 유도하는 전략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IRP 계좌 순입금 금액에 따라 상품권과 커피 쿠폰을 증정하며, 연금저축과 합산해 연 최대 900만원까지 가능한 세액공제 혜택을 강조하고 있다. ISA 만기 자금을 IRP로 이전할 경우 공제 한도가 최대 1200만원까지 확대되는 점도 함께 안내했다. KB증권은 연말에 집중되는 연금계좌 납입 수요에 맞춰 IRP·연금저축 신규 입금 및 타사 이전 고객에게 리워드를 제공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 해빗팩토리는 자사 앱 ‘시그널플래너’를 통해 ‘절세 도우미’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는 소비 내역을 분석해 신용·체크카드 사용 비율을 조정함으로써 소득공제 혜택을 최대화하도록 돕는다. 연봉에 따른 공제 한도와 현재 공제액을 비교해 보여주고, 소비 패턴 개선 방안까지 제안하는 것이 특징이다.
연말정산을 둘러싼 이러한 변화는 환급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벗어나, 미리 준비하고 설계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사전 설계형 연말정산 서비스는 앞으로도 더욱 정교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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