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2025년 한국 대중가요의 얼굴은 세대별로 뚜렷하게 갈렸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2025년 올해를 빛낸 가수와 가요’ 조사 결과는 연령대별 음악 소비 방식과 취향 차이를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냈다.
한국갤럽은 올해 7월·9월·11월 세 차례에 걸쳐 전국(제주 제외)의 만 13세 이상 5148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원 인터뷰(CAPI) 방식의 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에게는 ‘올 한 해 활동한 국내 대중가요 가수·그룹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가수를 세 명까지’와 ‘올해 발표되었거나 불린 대중가요 중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각각 물었다. 조사 대상은 만 13~39세 2097명, 40대 이상 3051명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각각 ±2.1%포인트, ±1.8%포인트다. 응답률은 34.8%였다.
가수 선호도 조사에서 30대 이하와 40대 이상은 전혀 다른 결과를 보였다. 13~39세로 구성된 30대 이하에서는 아이유가 20.1%로 1위를 차지했다.
아이유는 2011년 이후 한국갤럽 ‘올해의 가수’ 조사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지켜왔다. 2014년과 2017년에는 전 연령 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첫 월드 투어로 12개국 31회 공연, 총 50만 관객을 동원하며 글로벌 경쟁력까지 입증했다.
이어 블랙핑크(18.1%), 에스파(14.0%), 아이브(12.2%), 뉴진스(12.0%)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방탄소년단(BTS)은 병역 이행으로 완전체 활동이 중단된 상황에서도 10.9%로 6위에 올랐고, 지드래곤, 블랙핑크 로제, 황가람, 데이식스가 10위권을 채웠다. 전반적으로 K-팝 아이돌, 특히 걸그룹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40대 이상에서는 트로트 가수 중심의 선호도가 뚜렷했다. 임영웅이 29.1%로 6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2016년 데뷔한 임영웅은 2020년 TV조선 '미스터트롯' 우승을 기점으로 국민적 스타로 도약했다. 이후 음원, 공연, 방송, 광고까지 전방위 활약을 이어오며 ‘믿고 보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역시 드라마 OST 참여, 정규 2집 'IM HERO 2' 발매, 청음회와 전국 투어를 연달아 진행하며 쉼 없는 행보를 보였다.
2위부터 5위까지는 장윤정(12.3%), 이찬원(12.0%), 영탁(9.1%), 송가인(7.9%)이 뒤를 이었다. 아이유는 7.7%로 6위에 오르며 세대 간 교차 지점을 만들었고, 진성, 박서진, 황가람, 나훈아가 10위권에 포함됐다. 한국갤럽은 이를 두고 “40대 이상에서는 특정 가수에 대한 집중도가 높고, 장르 편중 현상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올해의 가요 조사에서도 같은 흐름이 반복됐다. 30대 이하에서는 블랙핑크의 ‘뛰어(JUMP)’가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상위 10곡 가운데 7곡이 올해 발표된 신곡으로, 최신 음악에 대한 반응이 빠르고 적극적인 소비 경향이 나타났다.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아파트(APT.)’, 지드래곤의 ‘POWER’, 제니의 ‘like JENNIE’, 아이유의 ‘바이, 썸머’ 등 K-팝 중심의 곡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40대 이상에서는 황가람의 ‘나는 반딧불’이 6.7%로 1위에 올랐다. 이어 임영웅의 ‘사랑은 늘 도망가’, ‘이제 나만 믿어요’, 장윤정의 ‘초혼’, 진성의 ‘안동역에서’ 등 비교적 오래 사랑받아온 곡들이 상위권을 형성했다. 상위 10곡 중 올해 발표된 곡은 ‘모르시나요’, ‘순간을 영원처럼’ 단 두 곡에 그쳤다.
한국갤럽은 “30대 이하에서는 신곡 위주의 소비와 아이돌·K-팝 중심의 선호가 나타나는 반면, 40대 이상에서는 검증된 가수와 곡을 반복적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또 “‘아파트’, ‘나는 반딧불’, ‘모르시나요’ 세 곡은 전 연령대 10위권에 공통으로 포함돼 세대 간 음악적 교집합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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