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로 접어들면 창문 여는 횟수가 줄어든다. 난방을 켜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실내 공기는 쉽게 답답해진다. 요리하고 난 뒤 남은 냄새, 신발장에서 올라오는 묵은 냄새, 화장실 습기가 섞인 공기까지 한꺼번에 머문다. 방향제를 써도 잠깐뿐이다. 향이 강해 부담스럽거나,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눈길을 끄는 방법이 있다. 화장지 한 롤과 뜨거운 물만으로 만드는 간단한 탈취 방식이다. 겉보기에 특별한 것 없어 보이지만, 종이의 성질을 이용해 냄새를 흡수하고 향을 오래 유지하는 구조다. 집에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어 부담도 없다.
화장지에 뜨거운 물을 붓는 이유
화장지는 섬유가 촘촘하게 얽힌 구조다. 마른 상태에서는 흡수력이 제한적이지만, 뜨거운 물이 닿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종이 섬유가 풀리면서 수분을 머금고, 공기 중 냄새와 향 성분을 함께 끌어당긴다. 이 상태의 화장지는 스펀지처럼 작동한다.
방법은 단순하다. 부드러운 화장지 한 롤을 평평한 곳에 둔다. 끓인 물을 한 김 식힌 뒤, 두 컵 정도를 천천히 부어준다. 한쪽으로만 붓지 말고, 전체가 고르게 적셔지도록 한다. 너무 많이 부으면 형태가 무너질 수 있으니, 손으로 눌렀을 때 물이 흐르지 않을 정도가 적당하다. 이후 가운데 있는 종이 심지를 조심스럽게 빼낸다. 심지가 빠지면 화장지는 속까지 촉촉해지며 향을 머금을 준비가 된다.
잘게 나눠야 효과가 커진다
적셔진 화장지는 그대로 두기보다 잘게 나눠 쓰는 편이 낫다. 손으로 찢어 한입 크기 정도의 조각으로 만든다. 이렇게 하면 공기와 닿는 면이 넓어져 냄새 흡수와 향 확산이 고르게 이뤄진다. 찢은 종이는 그릇이나 용기 바닥에 한 겹씩 깐다. 꾹꾹 눌러 담기보다는 공기가 드나들 수 있도록 느슨하게 올려두는 것이 좋다.
유리 용기나 입구가 넓은 플라스틱 용기가 쓰기 편하다. 이 단계까지 마치면 기본적인 냄새 흡수 구조가 완성된다. 여기에 향을 더하면 공간 분위기가 달라진다.
섬유유연제와 소금이 더해지는 이유
향을 더할 때는 섬유유연제를 소량만 사용한다. 한 뚜껑 정도면 충분하다. 종이 위에 골고루 떨어뜨리면 섬유가 향을 머금는다. 향이 강한 제품보다는 은은한 향이 남는 제품이 공간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여기에 굵은소금을 한 줌 뿌린다. 소금은 습기를 붙잡는 성질이 있어 종이가 빨리 마르는 것을 막는다. 동시에 공기 중 냄새 입자를 흡수해 불쾌한 냄새가 다시 퍼지는 걸 줄인다. 이 조합 덕분에 향은 급하게 퍼지지 않고, 일정한 강도로 유지된다. 모든 재료를 넣은 뒤에는 용기를 살짝 흔들어 섬유유연제가 종이에 닿도록만 해주면 된다. 손으로 섞을 필요는 없다.
향이 퍼지는 속도까지 조절한다
마무리 단계는 확산 조절이다. 용기 입구를 알루미늄 호일로 덮은 뒤, 이쑤시개로 작은 구멍을 몇 개 낸다. 구멍수가 많을수록 향이 빨리 퍼지고, 적을수록 은은하게 유지된다. 완성된 용기는 신발장 안, 화장실 선반, 현관 수납장 위처럼 공기가 머무는 공간에 두기 좋다. 바람이 직접 닿는 곳보다는 공기가 정체되기 쉬운 위치에서 효과가 잘 느껴진다.
시간이 지나 향이 약해졌다면 뜨거운 물을 소량 더하거나 섬유유연제를 한두 방울 추가하면 된다. 종이가 완전히 마르면 새로 만들어 교체하는 편이 깔끔하다. 비싼 방향제를 여러 개 두지 않아도 집 안 공기를 관리하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종이의 흡수력과 습기를 이용하면 냄새를 덮지 않고 정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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