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공룡 완커, 20억위안 채무 유예 연장…디폴트 일단 피했다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중국 대형 부동산업체 완커가 20억위안(약4211억원) 규모 채무의 유예기간이 연장되면서 당장의 디폴트 위기를 피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2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완커는 지난 15일 만기가 도래한 20억 위안 규모 채권과 관련해 유예기간을 영업일 기준 5일에서 30일로 연장해달라는 요청을 채권단이 승인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완커가 함께 제안한 채무 상환 시점을 1년 늦추는 방안은 일부 연체 이자를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음에도 채권자 표결에서 부결됐다. 다만 결국 완커가 상환 기한 연기 합의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완커는 20억위안의 채무 상환 시한 1년 연기, 신용 보강, 이자 기한 준수 등을 채권단에게 제시했으나, 지난 10~12일 진행된 채권단 투표에서 세 안건 모두 통과 요건인 90%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

이에 완커는 이달 15일 지급 예정이던 이자 6000만위안(126억원)을 22일까지 지급하는 방안과 함께 유예기간을 30일로 연장하는 절충안을 새로 제시했다. 채권단은 이 제안을 지난 18~22일 표결에 부쳤다.

완커가 연장된 30영업일의 유예기간 내에 채무를 상환하거나 상환 연기와 관련한 별도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해당 채권(22 Vanke MTN004)은 디폴트에 직면하게 된다.

이와 별도로 완커는 오는 28일 만기가 돌아오는 37억위안(약 7791억원) 규모의 채무에 대해서도 상환 시한 1년 연기와 유예기간 30영업일 연장을 요청한 상태다. 이 안건을 논의할 채권자 회의와 표결은 이날 시작돼 오는 25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최근 수년간 헝다, 비구이위안 등 대형 부동산업체의 연쇄 디폴트 이후 침체가 장기화되며 경제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완커는 부동산 위기 속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대형 건설사 가운데 하나로 국유기업이 최대 주주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회사로 평가돼 왔다. 그러나 지난해 495억위안의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3분기에도 280억위안의 손실을 보고하는 등 재무 상태가 빠르게 악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