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장애를 겪고 있는 장애 대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벌써 23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 장애를 갖고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비장애인들이 상상도 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런 장애 대학생들에게 10년째 일관되게 하는 일 가운데 가장 강조하는 것이 감사일기 쓰기다. 장애를 겪고 있는 삶이지만 감사한 일을 찾아 감사일기를 쓰도록 하고 있다. 내 삶에서 감사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의도적으로 감사하는 것을 찾아 쓰도록 하고 매년 가장 감사일기를 많이 쓰는 학생에게 감사 장학금을 개인적으로 수여하고 있다.
감사에 대해 연구한 캘리포니아대 로버트 A 에먼스 교수는 감사하는 것은 삶에서 좋은 것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삶에서 좋은 것을 인식하는 주체는 바로 자기 자신이다. 감사는 삶의 긍정적인 면을 인식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강화시키는 친사회적인 행동의 원천이며 심리적인 자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감사는 누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감사를 찾아 하면 된다는 것이다.
실제 감사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한 집단에는 매주 한 번 이상 감사함을 기록하도록 하고 다른 집단에는 6주 동안 세 번 정도 감사한 일을 기록하도록 한 결과 매주 한 번씩 감사함을 기록한 집단의 행복감이 확실히 증가했으며 세 번 정도 기록한 집단은 평균적으로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하루에 작은 것이라도 감사함을 기록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올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작은 것에 감사하는 것을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필자는 장애 대학생들에게 감사일기를 밴드나 카톡에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1년에 330건 정도 기록하는 학생이 있으며 120건 정도를 기록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간에는 삶에 적응하는 태도와 학교에 적응하는 정도가 다르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감사는 이유 있는 감사, 조건이 있는 감사, 조건이 없는 감사 등이 있다. 처음에는 외부에서 받은 호의나 도움, 좋은 결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감사를 기록해 보고 특정한 사건이나 일이 없더라도 삶 자체를 긍정하고 누리는 조건이 없는 감사를 기록하도록 한다. 이러한 습관은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지금 당장 좋은 일, 특별하게 좋은 일이 없더라도 살아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고 의도적으로 기록하면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고 따뜻하고 평온함을 느끼게 됨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므로 올 한 해를 열심히 살아온 자신에게,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자신에게, 누가 뭐라 해도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고생한 자신에게 따뜻하고 포근하게 감사하다고 말을 해보자. 작은 것이라도 자신에게 감사한 것을 기록해 보자. 이러한 의도적인 활동은 자신을 웃게 만들고 행복하게 만든다.
행복은 다른 사람이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의도적인 감사일기 쓰기에서부터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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