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지혜 기자】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지도부는 연일 ‘공정’과 ‘통합’을 강조하며 네거티브 자제를 주문하고 있지만 내부 기류는 평온하지만은 않다. 표면적으로는 선의의 경쟁을 강조하는 분위기지만 정청래 대표가 당 중앙위원회에서 부결된 1인1표제를 최고위원 보궐선거 직후 재추진하겠다고 밝히며, 선거 이후 또 한 차례의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9일 열린 최고위원 보선 공명선거 실천서약식에서 “네거티브보다는 포지티브한 선거운동을 해달라”며 당내 갈등 프레임을 경계했다. 후보들의 언행 하나하나가 곧 민주당의 얼굴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보선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 것을 주문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지도부 선출 과정은 늘 통합과 승리의 역사였다”며 지방선거를 향한 단합을 거듭 호소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청(친정청)계가 정면으로 맞붙어 계파 간 전면전 양상으로 번질 수도 있다. 이번 최고위원 보선에는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 문정복·이건태·이성윤·강득구 의원이 출마해 3석을 놓고 경쟁한다. 유 위원장과 이건태 의원, 강 의원은 친명계로 분류되며, 문 의원과 이성윤 의원은 친청계로 분류된다.
지도부는 이번 최고위원 보선이 친명계와 친청계의 대결이라는 언론 보도와 여론에 대해 ‘과도한 해석’으로 선을 긋고 있지만 실제 당내 분위기와 시선은 예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문 의원은 유 위원장을 향해 “공직, 당직도 못 하는 ‘천둥벌거숭이’”라며 “버르장머리를 고쳐줘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자 농담이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에 유 위원장은 공식사과를 요구하며 “낮은 인권 의식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더해 정 대표가 다시 꺼내 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재추진 카드가 당내 갈등을 재점화할 뇌관으로 부상했다. 그는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 1월 11일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마친 뒤 당헌 개정을 다시 시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앞서 중앙위원회에서 부결된 제도를 다시 공론화한 것은 단순한 제도 논의를 넘어 정치적 메시지로 읽힌다.
최고위 보선 결과에 따라 당내 힘의 균형이 재편될 수 있는 상황에서 제도 개편을 다시 띄운 것은 향후 주도권 경쟁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겉으로는 ‘갈등 없는 선거’를 강조하지만, 보선 이후를 겨냥한 셈법은 이미 작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1인1표제는 당원 권한 확대라는 명분과 함께 지도부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수단으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다. ‘포지티브 선거’라는 외침과 달리 민주당은 다시 한 번 내부 진통의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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