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업 현장 방문과 성과 보상을 병행하며 임직원 사기 진작에 정성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행보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임직원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조직 결속력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오전 경기 용인 기흥캠퍼스에 위치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차세대 연구개발(R&D) 단지 'NRD-K'를 비롯해 메모리 사업장을 차례로 방문했다. 지난 15일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지 약 일주일 만에 국내 사업장 시찰에 나섰다. 반도체 사업의 핵심 현장을 직접 챙기며 임직원들과 호흡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방문은 올해 하반기 들어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뤄낸 DS부문 임직원들 노고를 격려하고 사기를 북돋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를 본격 시작했으며 범용 D램 수익성이 대폭 증가하며 활기를 띠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영업이익이 상반기 약 6조3500억원에서 하반기 23조원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3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업황 반등과 기술 경쟁력 회복이 맞물리며 DS부문이 다시 삼성전자 실적의 중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술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에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으며 본격 공급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회장의 사기 진작 행보는 현장 방문에 그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연말을 앞두고 올해 하반기 '목표달성 장려금(TAI)' 지급률을 확정하며 성과 보상에 나섰다. 이날 사내망을 통해 공개된 지급률을 보면 DS부문 메모리사업부는 상반기 월 기본급 대비 25%에서 하반기 100%로 대폭 상향됐다. 반도체연구소 역시 100% 지급이 확정됐다. 실적 회복의 과실을 구성원들과 적극 공유하겠다는 의지의 발로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도 75%라는 비교적 높은 지급률이 책정됐다. 갤럭시 Z 폴드·플립 시리즈 판매 호조가 반영된 결과다.
반도체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사업부별 실적에 연동한 성과급 지급을 결정한 것은 성과에 대한 보상을 명확히 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특히 반도체 업황 회복 국면에서 임직원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고 조직 결속을 강화해 중장기 경쟁력으로 연결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이 같은 행보가 단기적인 사기 진작을 넘어 기술 경쟁과 대규모 투자 국면을 앞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 중요한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 성과를 확인하고, 숫자로 보상을 제시하는 방식은 조직 신뢰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며 "이 회장의 현장 경영과 보상 강화가 맞물리며 DS부문 회복 흐름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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