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과 백해룡 경정이 ‘세관 마약밀수 연루 의혹 수사’를 둘러싼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동부지검이 백 경정의 합동수사단 파견 해제 요청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백 경정이 임은정 지검장과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공개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22일 백 경정의 SNS에 따르면 그는 지난 8월부터 텔레그램을 통해 수사단 합류 문제를 두고 임 지검장과 이견을 주고받아 왔다. 공개된 대화에서 임 지검장은 외압 의혹 수사와 관련해 “고발인인 중요 참고인 백 경정은 수사 주체가 될 수 없다”는 취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이에 백 경정은 “꼼수로 꾸려진 합수팀은 조용히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대검과 국수본 모두 수사 대상”이라며 맞섰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된 ‘세관 마약밀수 연루 의혹 합동수사단’(합수단)은 대검찰청에 백 경정의 파견 해제를 요청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백 경정은 지난 10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합수단에 합류했으며, 파견 기간은 당초 지난달 14일까지였다. 이후 동부지검이 대검에 파견 연장을 요청하면서 파견 기간이 내년 1월 14일까지로 늘어났다.
다만 백 경정과 합수단은 파견 연장 이후 ▲세관 직원들의 마약 연루 의혹 및 외압 행사 의혹에 대한 무혐의 처분 ▲수사 자료 공개 논란 ▲압수수색 영장 기각 등을 둘러싸고 잇따라 마찰을 빚어 왔다.
합수단이 세관 직원 연루 의혹과 함께 경찰청·관세청의 외압 행사 의혹까지 모두 무혐의로 판단하자 백 경정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인천공항세관 등 6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동부지검은 해당 영장을 기각했고, 백 경정은 “여러 정황증거를 분석해 영장을 신청했는데도 함부로 기각했다”는 취지로 반발했다.
또 백 경정은 지난달 언론에 입장문을 배포하는 과정에서 세관 직원이 경찰에 제출했던 사진 등 일부 자료를 공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동부지검은 “수사서류 유포는 매우 심각하고 중대한 위법 행위”라는 입장을 내고 반복되는 상황에 대해 관련 기관에 엄중 조치를 요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합수단이 백 경정의 파견 해제 요청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임 지검장과의 텔레그램 대화 캡처를 게시한 것이다. 백 경정은 게시글에서 “대검과 동부지검이 제 입을 틀어막고 손발을 묶어두기 위한 작업을 오래전부터 해왔다”며 “통신수사 및 압수영장을 모두 막아놨지만 수사팀은 이미 결정적 증거를 확보해 분석을 마친 상태”라고 했다.
백 경정은 같은 날 저녁에도 마약 수사 관련 자료를 추가로 공개하며 “밀수범들이 필로폰을 몸에 두르고 들어왔다고 자백한 조서가 있는데도 인천지검과 중앙지검이 이를 알고 덮었다”는 취지의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앞서 17일에는 자신이 신청한 압수수색영장이 기각됐다며 영장과 기각 처분서를 공개하고 반발한 바 있다. 이에 합수단은 수사 서류 유포가 반복되는 데 대한 우려를 표하며 경찰청에 엄정 조처를 요청하겠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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