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김기현 피의자 소환…가방 수사·무마 의혹 막판 고비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 총회에 입장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2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수사 종료를 엿새 앞두고 이뤄진 핵심 조사로, 특검은 '로저비비에 가방 수수 의혹'의 대가성과 김 의원의 인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특검은 김 의원 배우자 이모씨가 지난 2023년 3월 김 여사에게 시가 260만원대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전달한 경위와, 김 의원이 이를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사저인 아크로비스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해당 가방과 함께 '당 대표 당선을 도와줘서 고맙다'는 취지의 손편지를 확보했다. 가방 결제 대금이 김 의원 계좌에서 빠져나간 정황과, 전달 시점 전후 이씨의 김 의원 사무실 출입 기록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같은 자료를 토대로 김 의원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입건했다.

특검 수사는 김 여사 사건을 둘러싼 수사 무마 의혹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특검은 이날 이원석 전 검찰총장에게 24일 오후 2시 참고인 출석을 통보했다. 디올백 수수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둘러싼 검찰의 불기소 처분 과정이 조사 대상이다.

특검은 또 이날 조사에 불출석한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에게 26일 오전 10시 재출석을 통보했다.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도 잇따라 참고인으로 소환했다. 특검은 지휘·보고 라인을 중심으로 사건 처리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수사의 결론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처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검은 수사 종료일인 28일을 앞두고 이번 주 중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를 공범으로 보고 함께 기소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의 매관매직·금품수수 의혹과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이 주요 대상이다. 특검은 이미 김 여사의 정치자금법 사건 공소장에 윤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막판 쟁점은 적용 죄명이다. 특검은 김 여사에게 뇌물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뇌물죄를 적용하려면 공직자인 윤 전 대통령이 정범으로 인정돼야 하고, 김 여사는 공범으로 의율된다. 특검은 지난 20일 윤 전 대통령 조사에서도 이우환 화백 그림, 서희건설·국가교육위원장·로봇개 사업 관련 금품 의혹을 중심으로 인지와 관여 여부를 집중 확인했다.

윤 전 대통령은 조사에서 공천개입과 금품수수 의혹을 전반적으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역시 매관매직 의혹과 관련한 진술을 거부해 왔다. 특검은 추가 소환이 어려운 상황에서 확보한 자료와 기존 진술을 토대로 공소장 작성에 나설 전망이다.

특검은 오는 28일 수사를 종료하고, 다음 날인 29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주 김 의원 가방 및 수사 무마 의혹 수사, 윤 전 대통령 부부의 동반 기소 여부가 특검 수사의 결론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