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 사관학교 임관 기수별 모집 경쟁률 및 임관 현황’에 따르면, 각 군 사관학교의 신입생도 모집 경쟁률이 하락하거나 정체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임관한 77~80기 육군사관학교 모집 경쟁률은 30~40대 1 수준을 유지했지만, 올해 임관한 81기의 경우 26.2대 1로 크게 하락했다.
매년 4~6대 1 수준의 경쟁률을 유지하던 육군3사관학교 역시 올해 3.6대 1에 그쳤고, 현재 모집 중인 내년 초 입학 예정 63기는 약 1.3대 1에 불과했다. 이는 개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해군사관학교와 공군사관학교의 경쟁률도 하락세다. 공군사관학교의 경우 지난해 임관한 72기의 경쟁률이 48.7대 1이었으나, 올해 73기는 절반 이상 떨어진 22.9대 1로 나타났다.
사관학교에 진학한 이후 자발적으로 퇴교하는 인원도 증가하고 있다.
육군사관학교의 경우 올해 임관 기수의 정원 330명 중 무려 23.3%에 달하는 77명이 자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원 정원이 310명이던 2021년과 2022년엔 자퇴 인원이 11명에 불과했고, 정원이 330명으로 늘어난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27명과 35명으로 늘었다.
자퇴율은 꾸준히 늘었지만, 올해 임관 기수에서 자퇴율이 작년보다 2배 이상 폭발적으로 높아졌다.
육군3사관학교의 자퇴생도 2023년 이후로 꾸준히 늘고 있다.
유 의원은 “사관학교의 경쟁률 하락과 생도의 자발적 퇴교 증가는 단순한 교육기관 운영의 문제가 아니다”며 “사관학교 경쟁률 하락과 생도들의 자발적 퇴교 증가는 미래 장교단의 질적·양적 붕괴 및 전투력 약화로 직결될 수 있는 중대한 안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사관학교에 입학한 생도들이 왜 중도에 떠나는지, 직업적 측면에서 장교의 미래와 비전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채성준 서경대학교 군사학과 교수는 투데이코리아에 “병사 월급은 월 200만원 수준까지 대폭 인상됐지만, 장교 처우개선은 상대적으로 뒤처지면서 경쟁률 하락과 이탈률 증가로 동시에 나타났다”며 “여기에 MZ세대를 중심으로 군인이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특히 채 교수는 구조적 한계 역시 누적돼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소위 봉급은 7급 공무원과 연동돼 있지만, 병 복무 기간은 짧아지고 장교 정원은 오히려 늘어나면서 인력구조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며 “특히 복무 기간 부담이 큰 군의관 지원 감소와 함께, 통역장교 역시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또 장교들이 체감하는 현장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채 교수는 “MZ세대 병사들과의 소통과 지휘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데다, 부모들의 민원 제기 역시 빈번해지면서 장교들이 감당해야 할 행정·심리적 부담이 과거보다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병사와 장교 간 봉급 격차가 급격히 좁혀지면서 심리적 박탈감도 커지고 있다”며 “장교들 사이에서는 ‘병사나 나나 다를 게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지만, 계급에 따른 책임과 업무 부담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에서 봉급은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명예와 위상의 상징으로 작동해 왔다는 점에서, 보상 구조 변화가 직업적 자긍심 약화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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