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2일은 절기상 동지다. 해가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날이지만, 한국에서는 이 날을 기점으로 다시 해가 길어진다고 여겨 팥죽을 끓여 먹는 풍습이 이어져 왔다.
붉은 팥으로 액운을 막고 한 해의 끝자락을 정리한다는 의미도 담겼다. 팥죽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함께 생각나는 것이 바로 새알옹심이다. 쫀득하게 씹히는 이 작은 떡 덕분에 팥죽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문제는 새알옹심이가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간다는 점이다. 반죽이 손에 달라붙거나, 끓이는 도중 풀어져 팥죽이 탁해지는 일이 흔하다. 그래서 아예 시판 떡을 쓰거나 생략하는 집도 많다. 하지만 몇 가지만 알면 새알옹심이는 놀랄 만큼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실패 없이 익히는 요령까지 알면 동지 팥죽의 완성도가 확 달라진다.
유튜브 '엄마의손맛'
새알옹심이의 기본 재료는 찹쌀가루와 물뿐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물의 양이다. 찹쌀가루에 물을 한 번에 붓지 말고 숟가락으로 조금씩 더해가며 반죽한다. 손으로 눌렀을 때 갈라지지 않고, 쥐었다 폈을 때 표면이 매끈해지면 적당하다. 반죽이 질면 끓일 때 퍼지고, 너무 되면 익히는 동안 속이 설익기 쉽다. 손에 거의 묻지 않는 정도가 가장 이상적이다.
반죽을 바로 떼어내기보다 한 번 휴지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비닐이나 덮개를 씌워 10분 정도만 두면 가루에 수분이 고르게 퍼진다. 이 과정 하나만으로도 반죽이 훨씬 다루기 쉬워진다. 이후 손바닥으로 굴려 콩알보다 약간 작은 크기로 빚는다. 너무 작으면 씹는 맛이 없고, 크면 익는 데 시간이 걸려 속이 덜 익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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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알옹심이가 서로 달라붙지 않게 하려면 빚은 뒤 바로 끓이지 말고 마른 찹쌀가루를 살짝 묻혀 두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접시에 넓게 펼쳐 겹치지 않게 올려두면 서로 붙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 상태로 잠시 두었다가 팥죽이 거의 완성됐을 때 넣는 것이 좋다.
익히는 순서도 중요하다. 새알옹심이는 팥죽이 한 번 충분히 끓어 팥이 잘 풀어진 뒤에 넣어야 한다. 너무 일찍 넣으면 전분이 퍼지면서 국물이 텁텁해질 수 있다. 끓는 팥죽에 넣은 뒤 처음에는 저어주지 말고 그대로 둔다.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옹심이가 위로 둥둥 떠오르면 거의 익었다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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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한 번만 살짝 저어주고 약불에서 2~3분 정도 더 끓이면 속까지 고르게 익는다. 불을 너무 세게 유지하면 옹심이가 터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완전히 익은 새알옹심이는 투명도가 살아나고, 숟가락으로 눌렀을 때 탄력이 느껴진다. 이 상태가 되면 불을 끄는 것이 가장 좋다.
혹시 미리 준비하고 싶다면 냉동 보관도 가능하다. 빚은 새알옹심이를 서로 닿지 않게 얼린 뒤 지퍼백에 담아두면 필요할 때 바로 사용할 수 있다. 해동하지 않고 끓는 팥죽에 그대로 넣어도 식감 변화가 거의 없다. 동지 전날 미리 준비해두면 당일에는 훨씬 수월하게 팥죽을 끓일 수 있다.
동지 팥죽에서 새알옹심이는 단순한 부재료가 아니다. 한 해의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의미가 담긴 상징이기도 하다. 손이 많이 갈 것 같아 망설였다면, 이번에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도전해보자. 반죽부터 익히는 순서까지 지키면, 집에서도 전문점 못지않은 쫀득한 새알옹심이를 충분히 완성할 수 있다. 동짓날 한 그릇의 팥죽이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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