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북 = 송영두 기자] “이 책은 개인의 보고서가 아니라 구민과 함께한 시간의 기록입니다.”
20일 오후, 대구 달서구 웨딩비엔나 컨벤션홀. 평범한 출판기념회와 달리 관객석과 무대의 경계가 흐려진 풍경이 펼쳐졌다. 행사장 중앙 무대에는 저자 이태훈 달서구청장이 앉아 있었지만, 마이크를 잡고 연설하는 이는 구청장만이 아니었다.
주민·정책 수혜자·관계자들이 그의 책 속 한 장면을 직접 낭독하고, 자신의 경험담을 또박또박 전했다. 관객석 곳곳에선 때때로 박수와 감탄의 숨결이 터져 나왔다.
이태훈 구청장은 인사말에서 이렇게 말하며 북콘서트의 기획 의도를 분명히 했다. 실제로 이날 진행은 ‘저자 소개-축사-질의응답’의 관례적 틀을 벗어나 책 속 정책을 장별로 나눠 소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단순한 낭독을 넘어, 정책이 주민들의 삶을 어떻게 바꿨는지를 직접 들려주는 ‘책 속의 책’ 코너가 행사 전체의 핵심이었다.
결혼친화도시 달서구를 주제로 한 세션에서는 특히 현장이 뜨거웠다. 무대 위에는 ‘200호 성혼 커플’이 올라 달서구의 결혼 지원 정책으로 달라진 일상을 소박하게 전했다. “지원 덕분에 어린이집과 주거 걱정이 줄었고, 결혼을 결정하는 데 실질적 도움이 됐습니다”라는 고백에는 객석의 눈빛이 싱그러워졌다. 수치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체감 변화’가 오히려 가장 설득력 있게 전달되는 순간이었다.
녹색도시 조성, 어르신 복지 확대, 평생학습 프로그램과 교육·돌봄 정책을 다룬 장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반복됐다. 행정 보고서의 딱딱한 문장이 아닌, 정책을 직접 경험한 주민의 목소리가 중심에 섰다. 청중들은 이러한 개인적 서사를 경청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치권의 주요 인사들도 행사장을 찾았거나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인선 국민의힘 대구시당 위원장과 윤재옥·권영진 국회의원 등이 참석해 현장을 지켜봤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은 축전을 보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최고위원, 유정복 인천시장, 박완수 경남도지사, 이종배 국회의원은 영상 축사를 통해 북콘서트의 의미를 전했다. 공식 섹션 사이사이 배치된 소프라노와 바리톤의 축하 공연은 행사에 고급스러운 음악적 색채를 더했다.
이 책은 단순히 이태훈 구청장의 지난 행적을 나열한 책이 아니다. 의성에서의 성장기부터 공직 입문, 대구시 신청사 유치 과정, 50여 편의 기고문, 그리고 달서구청장 10년의 행정 기록이 시간 순으로 정리되어 있다.
특히 결혼·가족 정책, 녹색도시 조성, 노인복지·평생학습 확대, 교육 및 디지털 인프라 구축 등 지역 현안에 대한 구체적 성과와 시행 과정을 담아 주민의 체감과 연결시킨 점이 특징이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사람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않았다. 무대 위에 올랐던 시민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구정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가는 이들이 많았다.
이 구청장 역시 “북콘서트는 듣는 행사가 아니라 구민과 함께 책을 완성해 가는 자리”라며 시민 참여를 통해 정책을 공유하는 방식을 지속할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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