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최소라 기자] 코스피가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소화하며 4000선의 지지력을 확인한 가운데 엔화약세, 인공지능(AI) 기대감, 코스닥 활성화 정책 등 상승재료가 충분해 ‘산타랠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를 하회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2배 아래로 내려오면서 밸류에이션 부담도 크게 완화됐다.
금리 인하 기대 재부상과 엔화 약세 지속으로 외국인 수급 여건도 우호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코스피가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를 통해 3번 연속 25bp 금리인하와 함께 단기 유동성 공급이 결정됐고, 미국 경제지표 부진으로 금리인하 기대가 되살아 나고 있다”면서 “확률적으로 50% 이상 크리스마스 랠리 가능성이 있으며, 이후 40거래일 까지 상승이 지속된다”고 밝혔다.
◇BOJ 금리 인상에도 충격 제한…“작년과는 다르다”
지난 19일 열린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돼 30년 만에 최고치인 0.75%를 기록했지만, 엔화는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엔화 강세로 인한 이른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즉각적인 시장 충격은 나타나지 않았다.
시장은 지난해 7~8월과는 다른 상황이라고 분석한다. 당시에는 미·일 금리차 축소로 엔화가 강세를 보이며 미국 증시에서 달러 자산 매도와 조정이 발생했고, 이는 코스피 약세와 외국인 순매도로 이어진 바 있다.
반면 이번 금리 인상은 사전에 충분히 예고돼 증시에 선반영됐고, 미국 경제 환경이 지난해보다 개선된 점도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엔캐리 트레이드의 급격한 청산 가능성이 높지 않아 작년과 같은 조정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엔화 약세 진정에 따른 원화 환율 안정화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코스피의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6635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장 마감 후 수정)
◇변동성 장세 속 AI·반도체 투심 회복
이달 들어 코스피는 변동성 높은 장세를 보였다. 월초 첫 거래일 4000선이 붕괴된 이후, 40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며 ‘4000 지지력 테스트’ 장세가 이어졌다.
지난주 코스피는 외국인의 3조원대 순매도와 AI 버블 논란 속에 3% 넘게 하락했다. 미국 오라클과 브로드컴의 실적이 기대 이하로 나타나면서 AI 관련 종목은 급락했다.
그러나 이후 마이크론이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 심리가 점진적으로 개선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AI 및 반도체 투심 개선, 배당수요, 코스닥 활성화 정책 등 개별 재료들은 상존하고 있기에, 업종 순환매 장세가 전개되면 지수 회복력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코스닥 활성화’ 드라이브…반도체·2차전지·바이오 주목
금융투자업계는 이제 ‘코스닥’에 주목 한다. 코스피 4000 안착에 성공한 정부가 이제 코스닥 활성화에 역량을 집중하는 영향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이날까지 코스피가 70% 상승하는 동안 코스닥(36%)의 상승률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정부는 코스닥 시장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위해 ▲코스닥의 독립성 자율성 강화 ▲상장 심사 및 폐지 구조 재설계 ▲기관투자자 진입 여건 개선 ▲투자자 보호 강화 등을 추진한다. 핵심은 상장 폐지 구조 개편과 기관 투자자의 참여 확대다.
구체적으로 코스닥 벤처펀드 세제 혜택 한도(현행 3000만원) 상향, BDC(비상장 기업 전용 상장 투자회사) 세제 혜택, 공모주 우선배정 비율 상향(25%→30%) 등도 검토 중이다.
이번 코스닥 활성화 정책으로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등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6개월 기준 반도체 업종 내 평균 수익률을 상회한 종목 비중은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2개 항목 더 많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본 정책의 시행으로 현재 반도체 사이클을 통한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기업 중 자본 유입의 한계로 저평가된 기업들의 가치가 제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2차전지와 바이오 업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국민성장펀드가 재무 부담을 안고 있는 소재·부품 기업을 지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코스닥150 지수 내 2차전지 비중은 14%에 달하며, 코스닥 상위 10개 기업 중 7개는 바이오 종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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