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제안한 통일교 특검법을 민주당이 수용하면서 여야 간 통일교 특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어제 회동을 통해 여야 정치인을 예외없이 포함하는 형태의 통일교 특검에 합의한 바 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도 22일 "여야 정치인 예외없이 통일교 특검하자"고 밝히면서 여야는 오늘 오후 4시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합의 공식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민주당이 오히려 통일교 특검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정치적 성과로 가져갈 가능성이 커지자, 국힘이 대장동 항소포기 외압 의혹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 들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의 특검 수용에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도 대장동 항소포기 국정조사를 즉각 시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대장동 항소포기 외압의혹 국정조사 시즌2 되면 안돼"…국조 이행 강력 촉구
송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오전 중 미팅을 하자고 요청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통일교)특검을 수용한다고 하니 만나서 바로 진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을 수용하면서도 대장동 항소포기 국조특위 시즌2가 돼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이 권력을 쥐고 있어서 자기들이 특검한다고 얘기하면서 사실상 또다시 야당 탄압하는 특검만 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지난번 대장동 항소포기 외압 의혹에 대해 국정조사 한다고 민주당이 먼저 제안해서 우리가 동의했는데, 특위 구성하자고 했다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질질 끌었다"며 "법사위에서 하자고 했고 우리가 내걸었던 조건을 다 내려놓겠다고 했는데 여태껏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항소포기 외압 의혹에 대한 국조도 즉각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宋 "내란특별재판부 치명적 위헌 요소 가지고 있어"
송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추진하던 '8대 악법'(사법파괴 5대 악법+국민입막 3대 악법) 중 6개 법안에 대해서는 올해 내 처리 방침을 내려놓은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 본회의에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정보통신망법 등 2개 법안이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란특별재판부에 대해 법원이 아닌 외부에서 판사를 재판관을 누구로 할 것인지 정하게 돼 있어 치명적인 위헌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정안을 낸다고 해도 법관회의를 통해 법원 내 누군가가 추천해서 대법관 회의를 통해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식으로 해 무작위 배당 원칙에 완전히 어긋난다"며 "나경원 전 원내대표 표현대로 '독극물에서 조금 덜어낸다고 독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위헌 요소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보통신망법과 관련해서는 워싱턴포스트조차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말하는 허위 조작정보보다 더 무서운 것은 정부가 그 의미를 정한다는 발상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송 원내대표는 "법사위에서 만든 법 자체가 심각한 하자가 발생해서 본회의 상정된 상태에서 수정안을 만드는 게 도대체 몇 번째냐"며 "22대 국회 들어와서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이런 상황이면 법사위가 필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 "법사위원장은 원내 2당이자 야당이 된 국민의힘에게 당장 돌려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천하람 "민주당 통일교 특검 수용 환영…김병기, 당장 오늘 만나자"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22일 "더불어민주당의 통일교 특검 수용 입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실 더불어민주당의 통일교 특검 수용 거부를 맹비난하는 모두발언을 준비했었는데, 모두발언이 쓸모가 없게 됐다"며 "그래도 모두발언이 쓸모가 없어진 게 이렇게 기쁜 건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늘 최고위원회에서 여야 정치인 누구도 예외없이 모두 포함해서 특검을 하자고 공식 발언했다"며 "저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미 어제 회동을 통해 여야 정치인을 예외없이 포함하는 형태의 통일교 특검에 합의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여야 정치인 모두를 공정하게 수사하는 내용의 통일교 특검법 초안이 마련돼 있다"며 "김병기 원내대표님, 당장 오늘 만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통일교 특검을 제안한 개혁신당이 책임지고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에 정치적으로 편향된 부분은 완전히 없앤 정치적으로 공정한 통일교 특검을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천 원내대표는 "통일교 특검은 여야의 문제가 아니다"며 "통일교 사건은 통일교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가리지 않고 살아있는 권력에게 금전·향응 제공 등으로 위법하게 로비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정치와 종교의 유착은 국정 운영의 공정성과 민주주의의 근간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따라서 여야를 가리지 않는 엄정한 수사, 특검이 반드시 필요하고 적절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병기 원내대표의 말씀처럼 여야가 힘을 합쳐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엄정하게 수사할 특검법을 조속하게 합의처리하자"며 "김병기 원내대표께서 하신 말씀의 취지가 물타기나 지연전술은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지지층의 염원처럼 여야 가리지 않고 통일교로부터 부적절한 금품·향응을 받은 정치인들을 이번 기회에 싹 쓸어내는 깔끔한 통일교 특검 함께 해보자"고 촉구했다.
[폴리뉴스 박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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