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에서 추진 중인 주요 지방 교육 정책으론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있다.
서울에 명문대가 집중돼 지방의 인재가 턱없이 부족해져 서울과 지방 간 격차가 심해지니,
부산대, 경북대 등의 국가거점국립대(지거국)를 최상위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이 정책의 배경이 설명해주듯 한국은 서울과 비서울 대학 간의 격차가 큰 편이나, 그렇지 않은 나라도 있다.
(오른쪽 순서부터
도쿄대 > 교토대 > 토호쿠대 > 큐슈대 > 홋카이도대 > 오사카대 > 나고야대)
일본의 구제국대학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도쿄, 교토, 오사카... 등 지역명이 붙은 대학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 그 지역과 깊은 관련이 있는 대학이란 걸 알 수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대,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 등의 지거국과 비슷한 구조다.
실제로 입결을 살펴보면 구제국뿐만이 아니라, 일본의 국/공립대는 엔간한 사립대보다 그 위상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부산대, 경북대가 연고대, 포스텍 등의 최상위 사립대보다 우위라는 소린데,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
1번째 이유는 깊은 역사에 있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을 겪은 후 일제강점기 시절 자국과 식민지 국가에 총 9개의 (일본) 제국 대학을 세웠다.
그 중 7개의 대학은 자국에 설립됐는데, 그게 현재의 구제국 대학이다.
우리나라에서 연희전문대학, 보성전문학교 등 개인 소유의 사립 학교가 먼저 세워질 때, 얘네는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자랐다는 소리다.
참고로 지거국 중 가장 빨리 태어난 학교인 부산대는, 광복 후에야 태어났다.
이는 연세대, 고려대의 설립 시기와 40~50년 정도 차이난다.
2번째 이유는 높은 수준의 자본력에 있다.
다음은 교육비와 연구비 간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산점도인데, 오른쪽/위쪽에 있을 수록 수준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혼자 멀리 동떨어진 대학이 보이는데, 물론 도쿄대다.
그러나 그 외에도 수준이 높은 (우상향의) 대학들이 몇몇 보인다.
대강 구제국대는 그 안에 다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운영 비용에서부터 사립대와의 질이 차원이 다른 것이다.
3번째 이유는 인구 분포에 있다.
앞서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의 시행 배경으로 지방 인재 및 지방 명문대의 부족을 말했는데,
사실 이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식의 논쟁이다.
지역이 살면 대학도 살고, 반대로 대학이 살면 지역도 살릴 수 있다.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를 제외한 소수의 도시들에만 인구가 모인 한국과는 달리, 일본의 경우 비교적 고르게 인구가 분포돼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일본도 물론 홋카이도와 같은 지역은 인구가 적지만, 그래도 서울공화국이란 불명예를 갖고 있는 한국보단 나은 실정이다.
참고로 구제국대는 일 년에 단 한 곳만 선택할 수 있다.
그래서 도쿄대와 같은 명문 구제국 대신 자기 지역의 구제국대를 선택하는 경우도 가끔씩 보인다.
세 줄 요약을 하면 구제국대가 지거국에 비해 성공한 이유
1. 깊은 역사 (일본 제국 시절부터 존재)
2. 높은 예산
3. 지역 균형 (수도권-비수도권)
라고 볼 수 있다.
한국도 구제국대의 사례를 적극적으로 참고하여, 지거국의 수준을 제고해 지방 소멸 및 서울 공화국 현상을 완화했으면 좋겠다.
Copyright ⓒ 시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