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이민호 기자] 국내 바이오기업 입셀이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기반 연골세포치료의 핵심 과제로 꼽혀온 ‘연골 재생’의 작동 원리를 규명하며 골관절염 치료 전략의 전환 가능성을 제시했다.
입셀은 iPSC 유래 3차원 연골스페로이드(미세 연골 조직체) 치료제 ‘MIUChon’을 통해 손상된 연골 부위에서 재생 효과가 나타나는 메커니즘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골관절염은 연골 손상이 진행되며 통증과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대표적 퇴행성 질환이지만, 연골은 혈관이 거의 없어 자연 회복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기존 치료가 통증 완화와 염증 억제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았고, 연골 자체를 재건하는 치료는 미충족 의료 수요로 남아 있었다.
입셀이 개발 중인 MIUChon은 관절강 내 주사 주입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iPSC 유래 3차원 연골스페로이드 치료제다. 단일 세포를 주입하는 방식과 달리 조직 구조를 유지한 상태의 초소형 연골체를 전달해 손상 부위에 물리적으로 부착하고 연골기질 형성을 유도하는 접근을 취한다. 입셀은 이러한 ‘조직 기반 전달 방식’이 실제 재생과 연관된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MIUChon의 치료 효과는 쥐와 토끼 등 소동물 모델뿐 아니라 비글견, 미니피그 등 사람 관절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 대동물 모델에서 단계적으로 검증됐다. 그 결과, 연골 두께와 체적 증가, 결손 부위 회복, 보행 기능 개선이 일관되게 관찰됐으며 영상 및 조직 분석을 통해 주입된 인간 유래 연골세포가 손상 부위에 생착해 연골기질을 형성하는 양상이 확인됐다.
기전 분석에서는 MIUChon이 두 가지 경로를 동시에 작동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손 부위에 직접 정착해 새로운 연골 조직을 형성하는 ‘직접 재생’ 경로와 성장인자 및 항염증 신호 등을 분비해 관절 내 염증 반응을 완화하고 재생에 유리한 미세환경을 조성하는 ‘간접 작용’ 경로다. 연구진은 이 같은 이중 작용 메커니즘이 기존 주사형 세포치료 접근과 구별되는 차별점이라고 평가했다.
임상 적용을 위한 안전성 검증도 병행됐다. MIUChon은 임상등급 제조 공정을 기반으로 생산됐으며, 잔존 만능성 세포 여부, 유전적 안정성, 종양 형성 가능성 등에 대한 평가를 거쳤다. 면역결핍 동물 모델에서 기형종(테라토마) 형성은 관찰되지 않았고, 유전체 분석에서도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이상 소견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입셀 CTO 남유준 박사는 “이번 성과는 iPSC 기반 연골세포치료가 통증·염증 조절에 머무르지 않고, 손상된 연골 구조 자체를 재건하는 치료 전략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기전 수준에서 보여준 결과”라며 “전임상 근거를 토대로 임상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단계적으로 검증해 실제 환자 치료 옵션으로 연결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가톨릭중앙의료원 및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과의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논문 공동 제1저자는 입셀 소속 남유준 박사와 박나래 박사며, 교신저자는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임예리 교수와 주지현 교수가 맡았다.
입셀은 현재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안전성 검증을 마쳤으며, 30명 규모의 유효성 평가 임상을 진행 중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 2025년 12월호에 ‘Clinical-grade iPSC-derived chondrogenic micropellets for treating advanced cartilage defects’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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