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에 진심인 남자, <더네이버> 발행인 김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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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에 진심인 남자, <더네이버> 발행인 김영철

더 네이버 2025-12-22 12:19:23 신고

거리에 크리스마스 캐럴이 흐를 즈음이면 다들 들뜨기 마련이지만, 연말을 맞아 누구보다 분주해지는 사람이 있다. 바로 <더네이버>의 발행인, 김영철 가야미디어 회장이다. 크리스마스 장식에 ‘진심’인 그에게 이 시기는 각별하다. 덕분에 <더네이버> 편집부가 있는 가야미디어 사무실은 11월부터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가 함께다. 그는 12월이면 온통 크리스마스 테마로 꾸민 자택에 직원들을 초대해 연말 파티를 연다. 트리는 기본, 식탁보부터 그릇과 잔, 쿠션 커버와 강아지가 입은 옷까지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친다. 


그의 집에서도 독보적으로 남다른 장식물은 크리스마스트리다. 보통 전나무 모양의 트리를 꾸미기 위해 오너먼트와 전구를 구매하지만, 김영철 회장은 오너먼트를 전시하기 위해 세상에 하나뿐인 트리를 주문 제작했다. 오너먼트 수집의 역사는 20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에서 지내던 신혼 시절, 부부는 집을 장식할 포인세티아를 사기 위해 꽃집에 들렀다. 그곳에 들어서는 순간 열다섯 번째 손님으로 이벤트에 당첨되었고 그때 받은 선물이 크리스마스 오너먼트였다. 한국에서는 접하지 못한 낯선 물건이 낭만파 청년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이후로 그는 세계 곳곳에서 기념품 삼아 오너먼트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작정하고 모은 것은 아니지만 독특한 것을 발견할 때마다 사 모으다 보니 셀 수 없는 컬렉션이 완성됐다. 12월을 맞아 그가 60년 넘는 세월 수집한 오너먼트를 특별히 공개했다. 손에 쏙 들어오는 물건 하나하나에 그의 인생사와 인연, 추억이 아로새겨져 있다.

1 크리스마스 캐럴이 흘러나오는 미니 주크박스. 2 지난해 구매한 여행 가방 모양 오너먼트.   


촬영을 위해 미리 크리스마스 장식을 준비해주다니 감사하다. 보통 12월 1일에 창고에서 크리스마스 용품을 꺼내 세팅을 시작한다. 올해는 촬영 때문에 그보다 일찍 준비했다. 오너먼트를 하나하나 직접 걸고 높이 달려면 사다리도 필요하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장식은 1월 15일쯤 걷어 정리하는데, 아까워서 1월 말까지 두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인 크리스마스트리와는 완전히 다르다. 아크릴 트리는 어디서도 본 적이 없다.20년간 거래해온 아크릴 가게에 직접 의뢰해 제작한 것이다. 거실 가운데 있는 초록 트리는 8~9년 전쯤 만들었다. 원래는 삼각형 아크릴판을 한 장씩 세워 장식했으나, 전나무 모양으로 만들고자 업그레이드한 버전이다. 삼각형 판 3장을 합쳐 삼각뿔 형태가 되도록 설계했고, 아래 기둥 역할을 하는 받침대도 더했다.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했는데, 그때 배운 수학 지식을 써먹은 건 이 트리가 유일하다(웃음). 여기에는 오너먼트 111개를 매달 수 있다. 복잡하게 전구를 달기는 싫어서 가운데 빈 공간에 꼬마전구를 넣었고. 오너먼트를 지금처럼 걸기까지 시행착오도 있었다. 처음에는 쇠줄에 걸다가 투명한 낚싯줄에 매달기도 했고, 지금은 플라스틱 케이블 타이로 단단히 고정한다. 일반 케이블 타이는 색이 예쁘지 않아 청계천 시장을 돌며 빨간색, 노란색 타이를 찾았다. 

새빨간 포인세티아와 양말 등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가득한 거실.


초록 트리 외에 여러 군데 오너먼트가 걸려 있다. 거실 중앙 아크릴 트리가 메인이다. 3면에 각각 테마를 정한 뒤 크기, 색, 디자인을 고려해 배열했다. 반면 안쪽 나무에는 한국적인 소품만 모았다. 자세히 보면 한옥, 버선, 한복, 고무신, 복주머니 등 전부 한국을 상징하는 장식품이다. 남대문시장이나 광장시장, 박물관 등에서 직접 샀다. 내 사진이 걸린 벽 앞에는 투명 아크릴판을 매달아 오너먼트로 채웠다.


첨성대 모양 오너먼트가 독특하다. 최근 다보탑, 석가탑, 첨성대, 광화문 모양 오너먼트를 공장에 직접 주문 제작했다. 해외에 갈 때면 기념품으로 지역을 상징하는 오너먼트를 고르는데, 한국에는 이 같은 아이템이 없다는 사실이 무척 아쉬웠다. 그래서 내가 직접 만들기로 한 것이다. 한국을 알리는 기념품으로 좋지 않은가?

1 반려견 ‘동방이’를 떠올리며 고른 강아지 모형. 벽난로 위 선반은 작은 장식품들 자리다. 3 최근 직접 제작한 첨성대와 다보탑 오너먼트. 


여러 개를 보유한 아이템도 있나? 오너먼트 선물을 종종 받는데, 브랜드가 겹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스와로브스키는 매년 새로운 오너먼트 컬렉션을 출시한다. 어느 해에 스와로브스키 오너먼트를 구입한 적이 있다. 그런데 얼마 후 비서가 건넨 선물을 열어보니 같은 제품이었다. 마음이 고마워서 따로 얘기는 하지 않고 기쁘게 받았다. 그리고 이틀 뒤 한 부서에서 같은 것을 선물로 주더라. 그렇게 똑같은 물건이 3개가 되었다. 지금은 한 줄에 나란히 걸어뒀다. 


예쁜 오너먼트를 구하는 팁을 전수한다면?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관련 용품 가격이 훅 내려간다. 주로 그 시기를 노려 세일 가격으로 산다. 바카라 오너먼트는 인천공항이 완공되어 김포공항 시설이 인천공항으로 이전을 준비할 때 샀다. 당시 김포공항 면세점에서 할인 행사를 크게 열어 70% 저렴했다. 


가장 고가의 아이템은 무엇인가? (5만원권 지폐가 들어 있는 투명 함을 보여주며) 바로 이거다. 이케아에서 투명 아크릴함을 산 뒤 벽면에 신사임당이 보이도록 맞춰서 현금을 넣었다. 사용한 물건보다 현금이 가장 비싸지 않겠나.


많은 장식품을 어떻게 보관하고 있나? 어머니가 쓰시던 장롱을 2개 물려받았는데, 그중 하나는 전부 크리스마스 장식품만 보관한다. 내게는 가장 중요한 물건이기 때문에. 과일 망이나 뽁뽁이로 감싼 뒤 칸이 나뉜 상자에 넣어둔다.


오너먼트를 계속해서 수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매년 직원들을 초대해 크리스마스 파티를 여는 이유와 같다. 요즘 사람들은 서로 간에 대화가 부족하니 대화의 장소를 직접 조성하고자 한다. 나아가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내 모토 중 하나가 “삶은 곧 이야기”다. 우리 집에서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고 돌아간다면 다른 사람들과 “회장님은 집에 이상한 것들을 장식해놨더라” 하고 이야기하지 않겠나. 물건을 통해 거기 담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다.  

더네이버, 피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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