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가볍고 슬림한 디자인과 최대 180W의 흡입력으로 사용성을 크게 높인 무선 스틱 청소기 '제트 핏(Jet Fit)' 신제품을 23일부터 판매한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제트 핏(Jet Fit)' 무선 스틱 청소기는 단순한 신제품 소개를 넘어, 무선 청소기 시장을 바라보는 회사의 전략적 시각 변화를 분명히 드러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초고성능과 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모델을 먼저 출시한 데 이어, 이번에는 흡입력의 절대치 경쟁에서 한 발 물러나 '얼마나 가볍고 편하게 쓸 수 있는가'라는 일상적 기준을 전면에 세웠다.
제트 핏은 손잡이부터 브러시, 모터, 먼지통, 배터리까지 전체 구조를 새로 설계해 무게를 1.96kg까지 낮췄고, 브러시와 파이프를 분리한 핸디형 사용 시에는 1.18kg에 불과하다. 이는 선반 위, 창틀, 침대 틈새 등 청소 빈도가 높지만 번거로웠던 공간을 부담 없이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수치다. 슬림한 일직선 구조와 돌출부를 최소화한 외관, 부드러운 고무 재질 손잡이는 '가볍다'는 물리적 특성을 넘어 손에 쥐고 움직일 때의 안정감과 피로도까지 고려한 결과물이다.
흡입력 역시 최대 180W로, 초경량 구조 속에서도 일상 청소에 부족함이 없도록 균형을 맞췄다. 특히 특허받은 초경량 디지털 인버터 모터를 적용해 모터 무게를 115g 수준으로 줄이면서도 성능 저하를 최소화한 점은, 경량화와 성능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기술적 방향성을 상징한다.
일반 모드에서 최대 50분까지 사용 가능한 배터리 역시 '짧고 강한 청소'가 아닌 '한 번 꺼내면 집안 전체를 무리 없이 끝내는 청소'를 염두에 둔 구성이다. 여기에 새롭게 적용된 액티브 슬림 브러시는 얇고 가벼운 디자인으로 가구 사이와 구석 접근성을 높이면서, 바닥 접촉 면적을 넓히고 먼지를 일으켜 포집하는 더블 액션 클리닝 구조를 통해 실질적인 청소 효율을 강화했다.
머리카락과 먼지 엉킴을 줄이는 톱니형 스크래퍼, 어두운 공간에서도 시야를 확보해 주는 측면 LED, 미세먼지를 99.999% 차단하는 5중 필터 시스템 등은 제트 핏이 '가볍지만 타협하지 않은 청소기'라는 메시지를 기술적으로 뒷받침한다.
이 제품이 갖는 또 하나의 함축적 의미는 청소기의 '똑똑함'을 과시적 AI 기능이 아니라, 사용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자동화로 재정의했다는 점이다. 스마트 모션 클리닝 기능은 청소기를 내려놓거나 벽에 기대는 순간을 감지해 자동으로 대기 상태로 전환하고, 다시 움직이면 별도의 버튼 조작 없이 청소를 재개한다.
1분 이상 움직임이 없을 경우 전원을 차단해 배터리 소모를 줄이는 방식 역시 사용자의 행동을 바꾸기보다 기기가 스스로 적응하도록 설계됐다. 손잡이에 적용된 LCD 디스플레이는 현재 흡입 강도와 남은 사용 시간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충전 상태나 점검이 필요한 경우 원인과 해결 방법까지 안내한다.
이는 사용자가 제품 매뉴얼을 찾아보지 않아도 되는 수준의 '자기 설명형 가전'을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슬림 디자인의 스탠딩 거치대와 다양한 브러시 액세서리 구성, 이를 한 곳에 정리할 수 있는 액세서리 홀더 역시 보관과 충전을 청소 경험의 연장선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가 무선 청소기 시장에서 최고 사양 경쟁과 생활 밀착형 사용성을 동시에 가져가는 이중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다음 달 CES 2026에서 추가 청소기 신제품 공개를 예고한 대목까지 감안하면, 제트 핏은 단일 모델 출시를 넘어 삼성전자가 청소기 사업 전반에서 '가볍고, 똑똑하며, 매일 쓰기 좋은 프리미엄'으로 무게중심을 이동시키고 있음을 알리는 분명한 신호로 해석된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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