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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축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김상식(49)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밝힌 성공 비결이다. 동남아시아 메이저 대회 3관왕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둔 김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감독은 지난 18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25 동남아시안(SEA) 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태국을 상대로 3-2 대역전승을 거두고 베트남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전반에 2골을 내줘 패색이 짙었지만, 이후 3골을 몰아쳐 기적같은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로써 올해 1월 2024 동남아시아 축구선수권대회(미쓰비시컵), 7월 아세안축구연맹(AFF) U-23 챔피언십, 그리고 SEA 게임까지 동남아 3개 메이저 대회를 모두 제패했다.
지난해 5월 베트남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불과 1년여 만에 이뤄낸 성과다. ‘베트남 축구의 영웅’ 박항서 전 감독도 달성하지 못한 쾌거다.
김 감독은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의 고민과 선택들을 더욱 의미 있게 여긴다”고 강조했다. 그는 “3관왕이라는 결과보다 여기 오기까지 과정이 먼저 생각난다”며 “쉽지 않은 순간마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했고, 그 고민을 코치들과 선수들이 끝까지 함께해줬다”고 전했다.
각 대회마다 직면한 도전의 성격도 달랐다. 그는 “미쓰비시컵에서는 결과의 압박을 이겨내야 했고, AFF U-23 챔피언십에서는 미래를 준비해야 했다”며 “SEA 게임은 단 한 경기, 하나의 선택이 모든 것을 바꾸는 무대였다”고 설명했다.
각기 다른 상황에서도 일관되게 유지한 원칙이 있었다. 바로 ‘믿고 기다린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각 대회가 요구하는 것은 달랐지만, 선수들을 믿고 기다리겠다는 원칙만은 한 번도 바꾼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
특히 SEA 게임 결승전에서의 극적인 대역전승은 김 감독의 리더십과 선수들의 정신력이 어우러진 결과였다. 태국과 결승전에서 0-2로 뒤처진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김 감독은 끝까지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그는 “벤치에서 가장 중요했던 건 흔들리지 않는 것이었다”면서 “전술은 준비돼 있었지만, 그것을 경기장에서 끝까지 실행해낸 건 선수들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흔히 붙는 ‘매직’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김 감독은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마법’은 없다”고 잘라 말한 그는 축구의 본질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결국 축구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이번 우승 또한 선수단이 흘린 시간과 노력의 결과다. 선수들이 얼마나 준비했고, 서로를 믿고 뛰었는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김 감독은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는다. 그는 “감독으로서 한 나라의 축구 역사에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길 수 있다는 건 큰 영광”이라면서 “이 성과에 머무르기보다 선수들과 함께 더 높은 기준을 만들어가야 할 책임이 생겼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우승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길 바란다”며 “베트남 축구가 아시아 무대에서도 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선수단과 함께 계속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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