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實錄조조] 민생 대경륜과 39%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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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實錄조조] 민생 대경륜과 39%의 비극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12-21 22:06: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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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2025년 12월, 한반도의 수도 서울은 거대한 정치적 격랑 속에 놓여 있었다. 한나라 말기, 환관의 후예라는 굴레를 쓰고도 오직 실력과 기민함으로 중원을 평정했던 위무제(魏武帝) 조조 맹덕. 그가 이천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명재이로 환생했다는 가설은 정가에서 공공연한 비밀처럼 회자되고 있었다. 그는 과거 허창의 대전에서 군사들을 호령하던 그 서늘한 눈빛으로, 이제는 정부서울청사의 집무실에서 현대판 '청류파(淸流派)' 사대부들과 '탁류파(濁流派)' 신진 관료들 사이를 종횡무진하며 물가라는 이름의 보이지 않는 전쟁을 지휘하고 있었다.

대전의 호령과 생리대라는 병참의 위기

 12월 1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의 회의실은 유독 긴장감이 감돌았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의 업무보고가 예정된 자리였다. 조조는 탁자에 놓인 서류를 훑어보지도 않은 채, 정면에 앉은 기병주 공정거래위원장을 응시했다. 그는 조조가 구현령(求賢令)을 통해 발탁한 순욱이나 곽가에 비견되는 경제 책사였다. 서울대 교수 출신의 진보 경제학자인 그는 오로지 실용과 분배의 정의를 위해 이 대통령의 부름에 응한 인물이었다.

 조조의 입이 열리자마자 벼락같은 물음이 떨어졌다.

"우리나라 생리대가 그렇게 비싸다면서요."

 이 한마디는 회의실의 공기를 단숨에 얼어붙게 만들었다. 조조는 과거 전쟁터에서 군량미 한 톨의 가격이 백성의 목숨과 직결됨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인물이다. 현대의 생리대는 단순한 물품이 아니라, 여성이라는 백성들의 기본적인 생존권이자 존엄의 상징이었다.

 그는 이어 구체적인 수치를 들이댔다.

"엄청 비싸다고 한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평균적으로 그렇게 비싸다고 한다. 조사 아직 안 해봤을 것이다."

공정거래위원장이 아직 조사 전이라고 답하자, 조조 특유의 날카로운 직관이 번뜩였다.

"조사 한번 해 봐 주시면 좋겠다. 이게 독과점이어서 그런지, 다른 나라보다 약 39%가 비싸다고 한다. 뭐 그렇게 비싼지 모르겠다."

 이 39%라는 수치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었다. 그것은 거대 기업이라는 호족(豪族)들이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백성들의 고혈을 짜내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였다.

<글로벌 생리대 가격 비교 및 시장 구조 현황>

국가 및 항목 통계 수치 및 분석 내용 비고
한국 생리대 평균 가격 해외 11개국 평균 대비 39.05% 고가 형성

여성환경연대 2023년 조사 9

팬티형 생리대 격차 해외 대비 59.91% 비쌈

고기능성 제품일수록 폭리 심화 10

오버나이트 제품 격차 해외 대비 57.91% 비쌈

소비자 선택권 제약 10

시장 지배적 사업자 유한킴벌리, LG유니참 등 양대 기업 과점

전형적인 독과점 시장 구조 10

면세 정책 효과 2004년부터 부가세 면세이나 하락 효과 미미

원자재 부가세 환급 문제 등 산적 10

 

 조조는 과거 서주 대전에서 백성들을 위로하며 "법은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는다(法不阿貴)"고 일갈했다. 그는 공정위원장에게 담합이나 시장 지배력 남용을 조사하는 데 많은 인력이 필요한지 물었고, 공정위원장이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하자 "공정위의 역할을 늘리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며 대대적인 숙청, 아니 조사를 예고했다.

탁류파의 집권과 청류파의 원망

 조조를 지지하는 세력은 '탁류파(Democratic Party)'로 불렸다. 과거 후한 말, 환관과 결탁했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실질적인 행정력을 장악했던 이들처럼, 이들은 명분보다는 실리, 이상보다는 당장의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반면 야당인 '청류파(People Power Party)'는 헌법의 전통과 가문, 학벌을 중시하며 조조의 파격적인 행보를 "간웅의 술수"라 비난했다. 특히 청류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손권(열석윤 전 대통령)은 조조와의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사사건건 대립해 왔다.

조조는 과거 원소와의 관도대전에서 승리한 후, 원소와 내통했던 부하들의 편지를 발견하고도 이를 모두 태워버리며 대인(大人)의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민생을 해치는 기업에 대해서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었다. 그는 공정위 보고에 이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보고에서도 금융사들을 "땅 짚고 헤엄치는 부패한 이너서클"이라 칭하며 맹비난했다. 금융사들이 주택담보대출 이자로 배를 불리는 행태를 과거 토지를 겸병하여 백성을 소작농으로 전락시켰던 지방 호족들의 전횡과 동일하게 본 것이다.

조조의 실용주의 경제 정책과 현대적 해석

조조는 역사 속에서도 가장 실용적인 경제 정책을 펼친 통치자였다. 그는 명분만 앞세우는 유생들을 비웃으며 다음과 같은 정책을 시행했다.

  1. 둔전제(屯田制)의 현대적 변용: 전쟁으로 황폐해진 땅에 백성을 정착시켰던 둔전제는, 현대에 이르러 소외 계층을 제도권 금융으로 복귀시키는 '크레딧 빌드업' 정책으로 재탄생했다.

  2. 호조법(戶調法)과 물가 안정: 강한 자의 탈세를 막고 약자의 부담을 줄였던 조조는, 이제 생리대 가격의 39% 거품을 걷어내기 위해 '해외 수입 무관세'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3. 구현령(求賢令)과 전문가 중용: 도덕성보다는 능력을 보았던 조조처럼, 조조는 기병주 공정위원장, 진찬이 금감원장 등 각 분야의 '왕좌지재(王佐之才)'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그는 금융감독원 진찬이 원장에게 특사경(특별사법경찰)의 인지 수사권을 부여할 것을 지시했다.

 "인지를 해야 수사를 할 수 있는 거 아니냐"는 그의 말은, 과거 낙양 북부위 시절 건석의 숙부를 장살(杖殺)하며 법의 엄중함을 세웠던 조조의 서슬 퍼런 칼날과 같았다.

반려 식구 담론과 가족의 재정의

오후 늦게 열린 성평등가족부 업무보고에서 조조는 또다시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경민원 장관은 민변 출신의 여권 신장 전문가로, 조조가 아끼는 여류 참모였다.조조는 여기서 반려동물을 '가족'의 범주로 넣을 것인지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최근 동물복지원을 만들자고 하니, 농식품부냐 복지부냐 말이 많더라. 그런데 일부에서 반려동물은 '반려 식구'이니 성평등가족부로 가야 한다고 하더라."

 이는 단순한 행정의 문제가 아니었다. 조조는 과거 "짧은 인생, 아침 이슬 같으니(譬如朝露, 去日苦多)"라고 읊조리며 삶의 고독과 허무를 이해했던 시인이었다. 그는 현대인들이 반려동물에게서 얻는 위안이 새로운 형태의 가족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음을 간파했다. 경 장관이 "국민이 원한다면 해야 한다"고 답하자, 조조는 "조만간 시끄러워질 것 같다"며 웃어넘기면서도, 이것이 가져올 사회적 갈등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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