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깡통아파트'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 1위 지역이 서울, 수도권이 아닌 울산으로 나타나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때 대규모 미분양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울산은 최근 들어 공급 부족과 규제 환경 변화가 맞물리며 지방 부동산 시장의 선두 주자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3주차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울산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0.20%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울산에서 나타난 가장 높은 상승폭일 뿐 아니라, 전국 17개 광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그동안 상승률 1위를 유지해 온 서울(0.18%)을 넘어선 결과이기도 하다.
울산의 아파트 가격은 7월 둘째 주 이후 22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남구가 0.29%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으며, 동구와 북구가 각각 0.24%로 뒤를 이었다. 울주군과 중구 역시 각각 0.09% 상승하며 전반적인 가격 상승 흐름에 동참했다.
특히 남구는 울산에서도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학군과 생활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데다 신규 공급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신정동에 위치한 ‘문수로대공원 에일린의뜰’ 전용면적 84㎡는 12억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고, 옥동의 ‘대공원 한신휴플러스’ 전용 84㎡ 역시 지난달 10억7000만 원에 매매되며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무엇보다 올해부터 2028년까지 울산의 연간 입주 예정 물량은 평균 4000가구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연간 적정 수요로 평가되는 약 5400가구에 비해 매년 1000가구 이상 부족한 수치다. 공급이 제한되다 보니 분양시장에서도 분위기가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조선업 수혜로 지역 경기도 회복돼
실제로 울산 중구에서 분양을 앞둔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하루 동안 약 3000명이 방문하며 높은 관심을 끌어냈다.
인근의 공인중개사는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워낙 강하다 보니 남아 있던 미분양 물량도 대부분 소진됐다"라며 "서울이나 수도권은 물론 대구, 부산 등 다른 지역에서도 문의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울산이 비규제지역이라는 점도 수요 유입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남구를 중심으로 신규 공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라며 "수도권에 비해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어 투자 수요와 실수요가 동시에 유입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실물경제 회복도 울산 부동산 시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조선업을 중심으로 한 수주 호황이 이어지면서 고소득 근로자 유입이 늘었고, 이들이 주거 수요의 핵심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보다 직주근접을 중시하는 실수요 중심의 매수세가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어 과거 급등기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10·15 대책 이후 수도권 규제가 강화되며 일부 수요가 지방으로 이동한 점 역시 울산 상승세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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