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속초시청이 사무관 승진 대상자 발표 직후 발생한 성 비위 의혹으로 긴급 직위해제 조치에 나서며 공직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13년간 묻혀있던 성범죄 의혹이 피해자의 용기 있는 폭로로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조직 내 은폐 문화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속초시는 지난 2025년 12월 18일 인사위원회를 개최해 5급 사무관 승진 대상자 5명을 의결했으나, 이틀 만에 그 중 한 명인 L팀장을 직위해제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번 조치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속초시지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폭로 게시글이 발단이 되었습니다.
피해자로 밝혀진 A씨는 게시판을 통해 2012년 4월 저녁 시간에 겪었던 끔찍한 경험을 상세히 공개했습니다. 피해자 A씨에 따르면 당시 상급자였던 L씨로부터 커피 한잔을 하자는 제안을 받고 별다른 의심 없이 만남에 응했으나, 갑작스럽게 포옹과 입맞춤을 시도당하는 성추행을 당할 뻔했다고 밝혔습니다. 신혼여행을 마치고 복귀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던 A씨는 필사적으로 저항해 겨우 그 자리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사건 발생 당시 A씨가 즉각 신고하지 못한 배경에는 공직사회의 위계질서와 2차 피해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A씨는 "당시 경찰 고발이나 감사 요청을 했다가 오히려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까 두려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고향으로 전출을 선택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13년이 지난 시점에서 A씨가 다시 목소리를 낸 계기는 최근 공무원 탁구대회에서 L씨와 재회하면서였습니다. 그때의 트라우마가 되살아난 A씨는 성범죄 의혹이 있는 인물이 조직의 핵심 간부인 사무관으로 승진하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용기를 냈다고 밝혔습니다.
속초시 공무원 성 비위 폭로 게시글은 공개된 지 하루 만에 조회수 900회를 돌파하며 조직 내부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특히 댓글을 통해 인사 검증 과정에서 속초시가 이러한 의혹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묵인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증폭되었습니다.
상황이 악화되자 속초시는 신속하게 대응에 나섰습니다. 시는 20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함과 동시에 L씨에 대한 직위해제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또한 예정에 없던 22일 자 전보 인사를 전격 발령해 조직 내부 정비와 공직 기강 확립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의 용기 있는 '속초시 성 비위 공무원' 폭로에 대해 조직 내부에서는 오히려 사건을 무마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돼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노조 게시판에는 "당한 것도 아니고 잘 피한 것"이라며 "벌은 충분히 받았으니 적당히 넘어가자"는 취지의 글이 올라와 공분을 샀습니다. 해당 글 작성자는 심지어 서울시처럼 노조 게시판의 외부 접속을 차단해 내부 폭로를 원천 봉쇄하자는 주장까지 펼쳐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공직사회에 만연한 '침묵의 카르텔'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지적합니다. 한 전문가는 "피해자가 13년 만에 용기를 낸 것은 조직 내 자정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가해 의혹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는 물론, 사건 은폐를 시도한 조직 구성원들에 대해서도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속초시 관계자는 "개인 간 발생한 사안으로 공식적인 징계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인사 검증 단계에서 파악하지 못했다"면서도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인사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민들과 공직사회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성범죄에 대한 조직의 투명한 대응과 피해자 보호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오랜 시간이 지나도 진실은 드러나며, 조직 차원의 은폐 시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속초시 공무원 속초시 성 비위 속초시 사무관 승진
Copyright ⓒ 원픽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