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김혜성 이어 송성문까지, 키움이 'MLB 사관학교'로 거듭난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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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김혜성 이어 송성문까지, 키움이 'MLB 사관학교'로 거듭난 비결

한스경제 2025-12-21 15:34: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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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문이 올해 초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현장에 방문한 이정후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송성문이 올해 초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현장에 방문한 이정후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또 한 명의 메이저리거 배출을 눈앞에 뒀다. 주장 송성문(29)이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꿈의 무대에 뛰어들 준비를 마친 것이다.

앞서 19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송성문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입단 절차 마무리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 프랜시스 로메로 기자는 송성문의 계약 규모를 3년 총액 1300만달러(약 192억원)로 예상한 뒤 메디컬 테스트가 끝나면 구단의 공식 발표가 나올 것이라 설명했다. 올해 키움에서 받은 연봉이 3억원인 걸 감안하면 그야말로 '인생 역전'이다.

송성문(가운데)이 비FA 신분으로 6년 총액 120억원의 장기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송성문(가운데)이 비FA 신분으로 6년 총액 120억원의 장기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MLB 진출에 적극적인 운영 기조

송성문 이전 KBO리그 출신 한국 선수가 포스팅 제도를 활용해 MLB 구단과 계약한 사례는 총 9명, 그중 야수는 5명이었다. 야수들은 모두 키움 출신이라는 점이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2014년 강정호(38)가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 박병호(39)가 미네소타 트윈스, 2020년 김하성(30)이 샌디에이고, 2023년 이정후(27)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올해 초 김혜성(26)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유니폼을 차례로 입었다.

'늦깎이' 송성문은 앞선 사례들과 차이가 뚜렷하다. 오랜 기간 KBO리그에서 포지션 최고로 거론된 빅리그 선배들과 달리 2015년 데뷔 후 2023년까지는 크게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최근 2시즌 동안 급성장해 리그 최정상급 내야수로 평가받았으나, 지속성 측면에선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었다. 송성문 또한 비시즌 내내 인터뷰에서 이 점을 언급하며 늘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MLB 사관학교'로 불리는 키움의 도움을 받아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KBO리그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모기업이 없는 키움은 스타 선수들의 MLB 진출에 따른 이적료를 구단의 주수입원으로 활용한다. 이를 위해 유망주들에게 신인 시절부터 1군 출전 기회를 제공하고,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앞둔 시점엔 해외 도전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지난해 김혜성이 대표적이다. 키움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김혜성이 단장과 면담에서 시즌 후 포스팅 도전 의사를 전하자 내부 논의를 거쳐 선수 의견을 존중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올해 송성문도 비슷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시즌 중 송성문과 6년 120억원 전액 보장에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했으나 'MLB 진출 시 계약을 자동 파기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어 선택지를 넓혀줬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키움은 앞서 5명의 이적료로만 최대 4605만2015달러(약 682억원)를 벌어들였다. 송성문 이적 후에는 260만달러(약 38억원)를 추가 수입으로 확보할 전망이다. 이는 키움의 올해 연봉 상위 40명 합계 금액(43억9756만원)과 맞먹는다.

키움 시절 김혜성(왼쪽)과 송성문. /연합뉴스
키움 시절 김혜성(왼쪽)과 송성문. /연합뉴스

◆키움 출신 선후배들의 활발한 교류

송성문은 비시즌 시상식 기간 여러 차례 취재진을 만나 키움 출신 빅리거 선후배들과 교류하면서 MLB 도전을 앞두고 자신감을 얻게 된 점을 소개했다. 그는 "미국에 도전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 건 키움에 있던 선후배들 덕분이다. 강정호 선배, 박병호 선배, 김하성 형, 이정후, 김혜성 등이 MLB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 감사하다. 야구하는 데 있어서 항상 많은 도움을 받아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성문은 올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MLB 도전 여부에 대해 "한국에서 열심히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선배 김하성이 "밑져야 본전이다"라고 조언한 것을 계기로 마음을 바꿨다. 이후 후반기 맹타를 휘둘러 데뷔 후 첫 전 경기(144경기) 출전과 20홈런-20도루 달성, 2년 연속 타율 3할, 생애 첫 골든글러브 3루수 부문 수상 등 개인 커리어 하이를 새로 썼다.

키움 출신 빅리거들은 그동안 MLB에서 확실한 족적을 남겼다. 강정호는 2016년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김하성은 2023년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을 수상했다. 이정후는 소속팀에서 중견수로 풀타임 시즌을 소화했고, 김혜성은 월드시리즈 우승팀의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나름의 입지를 구축했다.

송성문은 앞선 사례들을 참고해 또 다른 성공 신화를 쓰고자 한다. 그는 공·수·주 삼박자를 갖춘 '5툴 플레이어'로 꼽힌다. 특히 무명 시절 생존을 위해 내야 전 포지션을 오간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샌디에이고 입단 후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31), 3루수 매니 마차도(33), 유격수 잰더 보가츠(33) 등 쟁쟁한 내야수들과 경쟁을 앞둔 상황에서 우선 2루와 3루를 오가며 기회를 엿보려 한다.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에 속한 샌디에이고는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 김혜성의 다저스와 같은 지구에서 순위 싸움을 펼친다. 여기에 NL 동부지구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계약한 김하성도 잠재적인 경쟁 상대다. 샌디에이고는 내년 정규시즌 샌프란시스코, 다저스와 13경기씩 치른다. 애틀랜타전은 7경기가 예정돼 있다. 송성문이 MLB에 연착륙하면 내년엔 '코리안 더비'이자 '히어로즈 선후배 더비'가 자주 펼쳐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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