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연합뉴스) 박건영 이성민 기자 = 지역 체육계 인사들로부터 돈봉투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영환 충북지사가 21일 경찰에 2차 소환돼 약 5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9시 13분께 충북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서 열람을 포함해 5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마치고 미소를 띈 표정으로 조사실을 나온 김 지사는 "도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리거나 부끄러운 어떠한 일도 하지 않았다"며 1차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김 지사는 "경찰은 5개월 동안 저에 대한 수사를 했지만, 단 하나의 직접 증거 또는 증언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6차례에 걸친 압수수색과 11차례의 소환 조사를 했지만, 제가 돈을 받았다고 하는 음성파일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수사는 경찰이 특정 정당과 힘을 합쳐서 현역 도지사를 잡는 공작 수사의 성격을 명백하게 띄고 있다"며 "이런 관행을 극복하고 도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조만간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경찰 수사에 관한 입장을 약 20분 동안 밝힌 뒤 승용차에 올라탔다.
김 지사가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경찰은 지난 10월 19일 처음으로 김 지사를 불러 12시간 가까이 조사했으나, 추가로 확인할 부분이 있다고 보고 보강수사를 거쳐 재소환했다.
경찰은 이날 김 지사를 상대로 금전을 수수한 사실이 있는지, 금전을 대가로 특혜를 제공한 사실은 없는지 등 1차 조사에서 명확하게 확인하지 못한 부분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첫 번째 조사와 마찬가지로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 관계자는 김 지사 귀가 이후 기자들에게 "수사 대상자의 지위나 소속 관계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압수수색이 위법하다는 주장 역시 법원에서 준항고를 기각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또 "구속영장 신청 여부에 대해서는 검토중이고, 종합적으로 결정해서 추후 결정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확보된 진술과 증거를 토대로 최대한 빨리 사건을 마무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지난 4월과 6월 국외 출장을 앞두고 윤현우 충북체육회장과 윤두영 충북배구협회장 등 체육계 인사 3명으로부터 2차례에 걸쳐 총 1천100만원의 현금을 출장 여비 명목으로 건네받은 혐의를 받는다.
김 지사는 또 괴산에 있는 자신의 산막 인테리어비용 2천만원을 윤 협회장으로부터 대납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김 지사가 금전을 대가로 윤 협회장의 식품업체가 충북도의 스마트팜 사업에 참가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관련 편의를 제공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김 지사는 수사 초기부터 "금품을 받은 적이 없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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