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인천)=류정호 기자 |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의 상승세가 완전히 꺾였다.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기세는 자취를 감췄고, 어느새 연패의 늪에 다시 빠져들었다.
페퍼저축은행은 20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3라운드 흥국생명 원정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다. 이로써 페퍼저축은행은 8연패에 빠지며 21일 오전 기준 6위(승점 17)에 머물렀다. 반면 흥국생명은 2연승을 거두며 3위(승점 25)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 조이 웨더링턴(24)은 후위 공격과 블로킹, 서브 에이스에서 고르게 득점하며 개인 통산 2번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고, 양 팀 최다인 38점을 올렸다. 그러나 공격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진 상황에서 조이의 분전은 팀 패배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페퍼저축은행의 연패는 단기적인 흐름 문제가 아니다. 시즌 초반 8경기에서 6승 2패로 선전하며 한때 2위까지 올랐으나, 이후 급격히 무너졌다. 지난달 9일 정관장과 원정 경기에서 0-3 패배를 시작으로 내리 8경기를 내줬다. 이 기간 페퍼저축은행이 추가한 승점은 단 1에 불과하다.
연패 원인으로는 리시브 불안을 꼽을 수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최근 8경기 평균 리시브 효율이 약 22%에 그쳤다. 30%를 넘긴 경기는 단 한 차례뿐이었다. 10%대에 머문 경기만 두 차례였다. 시즌 평균 리시브 효율 역시 24.32%로 리그 6위에 그친다. 리시브 불안은 세터 운영과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시즌 초반 공격의 한 축이었던 시마무라 하루요(33) 역시 안정적인 볼 공급을 받지 못하면서 존재감이 눈에 띄게 줄었다.
베테랑 박정아(32)의 부진도 뼈아프다. 여자부 역대 득점 2위(6328점)에 올라 있는 그는 올 시즌 107점에 공격 성공률 29.49%에 머물고 있다. 2011-2012시즌 데뷔 이후 시즌 공격 성공률이 30% 아래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경기에선 교체로 나서 4점을 보태며 V리그 여자부 역대 2번째로 통산 공격 득점 5500점을 돌파했지만, 팀 패배로 기록은 빛이 바랬다.
페퍼저축은행은 최근 몇 시즌 동안 연패의 굴레를 반복해 왔다. 2021-2022시즌과 2022-2023시즌에 각각 17연패를 한 차례씩 경험했고, 2023-2024시즌엔 23연패에 빠지며 여자부 역대 최다 연패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2024-2025시즌에는 최다 연패를 7연패에서 끊었지만, 이날 패배로 2023-2024시즌 이후 두 시즌 만에 다시 8연패 사슬에 묶였다.
장소연(51)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연패를 끊어야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는데 또 패해 아쉽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주고 있으니 다음 경기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페퍼저축은행은 오는 26일 김천체육관에서 1위(승점 35) 한국도로공사와 맞붙는다. 반복된 연패의 흐름을 끊기 위해선 리시브 안정과 경기 후반 집중력 회복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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