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짧은 동영상 플랫폼 TikTok이 미국 투자자들과의 합작 계약 체결을 통해 미국 내 서비스를 계속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수년간 이어진 미국의 국가안보 우려와 ‘매각 아니면 금지’ 압박 속에서 나온 이번 합의는 미·중 기술 갈등의 핵심 사안 중 하나로 꼽혀 왔다.
TikTok 최고경영자 Shou Zi Chew는 12월 18일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모에서 TikTok과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약을 체결했으며, 미국 사업을 미국 투자자가 통제하는 신설 합작 법인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거래는 내년 1월 22일 완료될 예정이다.
새로 설립되는 법인은 ‘TikTok 미국 데이터 보안 합작 유한책임회사(TikTok USDS Joint Venture LLC)’로, 미국 신규 투자자가 지분 50%를 보유한다. 오라클, 실버레이크, 아부다비 투자사 MGX가 각각 15%씩 지분을 갖는다. 기존 바이트댄스 관련 투자자들이 30.1%를 보유하며, 바이트댄스 본사는 미국 국가안보법상 외국 자본 한도를 맞추기 위해 19.9%만 유지한다.
Shou Zi Chew는 새 합작 기업이 독립적인 실체로서 미국 내 사용자 데이터 보호, 알고리즘 안전, 콘텐츠 검토, 소프트웨어 보안과 관련한 핵심 의사결정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자상거래, 광고·마케팅 등 일부 글로벌 사업 연계는 기존 TikTok 글로벌 조직이 관리한다.
이번 합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정책 기조 속에서 성사됐다. 트럼프는 올해 초 백악관 복귀 이후 TikTok에 ‘매각하지 않으면 금지’ 방침을 밝히며 시한을 여러 차례 연장해 왔고, 9월에는 미국 투자자에게 미국 사업 통제권을 넘기는 데 중국 측과 합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미·중 외교 관계에서 장기간 이어져 온 상징적 갈등 하나가 완화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전자상거래 시장을 분석하는 돌핀 싱크탱크의 이성동 대표는 AFP에 “바이트댄스 입장에서는 미국 사업을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 자체가 큰 성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중국 규제 당국은 아직 이번 거래 승인 여부를 밝히지 않았고, 미국 정치권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은 트럼프 행정부가 억만장자 투자자들에게 미국 이용자 콘텐츠에 대한 과도한 통제권을 넘긴 것 아니냐며 투명성을 문제 삼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의 최대 수혜자로 오라클이 거론된다. 실제로 소식이 전해진 뒤 오라클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약 5% 상승했다. 이번 합의가 최종 마무리될 경우, TikTok의 미국 내 운명뿐 아니라 글로벌 기술·데이터 규제 논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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