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20일 호남 발전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여권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 지역을 찾은 김 총리는 이 대통령의 호남 중시 정책을 집중 부각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후 4시 전남도청 김대중강당에서 개최된 'K-국정설명회'에서 "(李 대통령)5년 임기가 짧다며 더 했으면 좋겠다는 분들도 있다"고 밝혔다.
국민주권정부 출범 6개월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1천여 명의 도민과 지역 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자리를 채웠다. 국무총리실과 전남도가 공동 주최한 이번 설명회는 KTV 등을 통해 생중계되며 전국적 관심을 모았다.
김 총리의 호남 방문은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다. 지난 4일 광주에 이어 이번 전남 방문까지, 한 달 사이 두 차례나 호남을 찾으며 지역 민심 챙기기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호남의 손자로서…이 대통령 호남 애정 '찐'"
김 총리는 이날 이 대통령의 호남 중시 노선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그는 설명회 시작에 앞서 진도 고성초등학교를 찾았다고 밝혔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 학교는 김 총리의 외증조부가 설립에 기여한 곳이다.
이날 방문에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동행했다. 박 의원은 고성초를 졸업한 선배 동문이다. 호남 정치인의 대표적인 인물인 박 의원과 김 총리가 모교를 나란히 찾은 것은 단순한 의례를 넘어 호남에 대한 뿌리 의식을 보여주는 상징적 행보로 보여진다.
비공식 일정으로 조용히 진행된 이번 방문에 대해 지역 주민들은 반가움을 표했다. 진도 교육의 심장부 역할을 해온 학교에 국무총리와 지역 출신 중진 의원이 함께 발걸음을 옮긴 것만으로도 큰 격려가 된다는 반응이다.
이어 김 총리는 "호남의 손자로서 말하는데, 개인적 연고를 떠나 이재명 대통령의 호남에 대한 애정과 마음이 진짜 '찐'이라는 걸 잘 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어려운 지역이 겪는 불이익을 해소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명확한 철학을 갖고 계신 분"이라며 "그동안 민주주의를 이끌어왔지만 경제적 낙후를 감내해온 호남이 본래 위치를 되찾도록 돕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대화에서 확인했다"고 전했다.
"물 들어왔다, 노 저어야"…전남 미래 비전 제시
김 총리는 "시대 변화 속에서 호남이 국가 미래의 근간으로 탈바꿈 할 시점이 됐다"며 "물이 들어왔다. 다 함께 노를 저어야 할 시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남의 성장 잠재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김 총리는 "전남은 AI, 우주, 에너지 등 차세대 전략산업의 거점으로 발돋움할 충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약무호남시무국가(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라는 말처럼 전남은 대한민국 미래 전략산업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李 대통령은 정책 가장 깊이 이해하는 지도자"
김 총리는 이날 역대 대통령들의 리더십을 비교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특징을 부각하기도 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항공모함 같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활화산 같았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은은한 바다 같았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정책을 가장 깊이 이해하는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또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넷플릭스보다 재미있는 정치 다큐멘터리, '잼플릭스'를 만들었다"며 "국무회의, 타운홀 미팅, 업무보고를 생중계하며 국정이 투명하게 열렸고 이는 결코 퇴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보고하는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지만, 그만큼 긴장감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미관세협상 등 국정 운영 성과 강조
김 총리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 성과도 적극 홍보했다. 그는 한미관세협상 타결 등 외교·안보 분야의 성과를 간략히 소개하며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가관광전략회의 의장 자격으로는 APEC 정상회의 이후의 국가 관광 전략 구상도 밝혔다.
김 총리는 "APEC 이후 경주를 찾는 관광객이 늘지 않으면 실패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다"며 "이제 서울, 부산, 제주 다음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찾을 '제3의 경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고민을 전남과 함께하고 싶다"며 전남의 관광 산업 발전 가능성에 기대감을 표했다. 이 발언은 현장에서 큰 박수를 받았다.
농협·수협 이전, 출생기본소득 등 지역 현안 화답
설명회 질의응답 시간에는 지역 숙원 사업들이 집중 논의됐다. 농수산업 중심 지역 특성을 고려한 농협·수협 본사 전남 이전 건의에 대해 김 총리는 적극적인 검토 의사를 밝혔다.
김 총리는 "대전·충남 통합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데, 대통령이 지금의 방식으로는 지역 균형 발전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2차 공공기관 이전 논의 과정에 농·수협 본사도 포함시켜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전남과 나주시가 최초로 추진 중인 출생기본소득 제도의 전국 확대 요청에는 "정책 발전 측면에서 깊이 공감한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순천 임대아파트 사기 문제 등 지역 민생 현안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고, 김 총리는 관계 부처의 적극적인 검토와 논의를 약속했다.
김영록 지사와 핵심 현안 면담…국립의대·산단 조성 건의
김영록 전남지사는 설명회에 앞서 김 총리를 별도로 만나 핵심 현안들을 집중적으로 전달했다.
가장 먼저 '전남 통합대학교 국립의과대학' 설립과 관련해 목포·순천에 각각 500병상 규모 대학병원 설립 및 통합의대 정원 100명 이상 배정을 요청했다. 이는 전남 의료 인프라 확충의 핵심 사업으로, 지역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다.
또한 국가 미래산업 육성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광양·순천권을 중심으로 한 'RE100 미래첨단 국가산단' 조성을 건의했다. 아울러 '이차전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도 함께 요청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의 필수 인프라인 에너지 고속도로 확충을 위한 송전설비 조기 구축도 적극 건의했다. 김 총리는 이들 현안에 대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검토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록 지사는 "총리께서 직접 전남을 찾아 도민과 국정 방향을 나눠주신 점에 감사한다"며 "전남은 AI·에너지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앙정부와 긴밀한 협력으로 주민이 실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도청 도착부터 환영 인파 몰려…인기 실감
김 총리는 이날 오후 전남도청에 도착하자마자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5·18 당시 옛 전남도청 현판 복원 기둥을 살펴본 후 도청 청사에 들어서자 사인 요청과 선물 세례가 쏟아졌다.
도민들은 김 총리에게 꽃다발과 인형을 전달하며 반가움을 표했고, 저서 '다시 민주주의' 사인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설명회가 끝난 후에도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인파가 몰리며 그의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김 총리는 설명회를 마친 뒤 목포 김대중평화기념관을 찾아 전남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는 호남 민주화 정신을 계승하고 지역과의 연대를 다지려는 상징적 행보로 해석된다.
K-국정설명회, 전국 순회하며 소통 강화
K-국정설명회는 김민석 총리의 고유한 대국민 소통 플랫폼으로, 올해 첫 시작을 알린 이후 전국 각지를 순회하며 다양한 계층의 국민 목소리를 경청해왔다.
서울·광주·인천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이며, 국무총리실은 내년에도 전국 지자체·대학·정당 등의 요청에 따라 추가 설명회 개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생중계를 병행하여 보다 많은 국민이 참여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소통의 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총리실에 따르면 앞으로 내년 1월3일에는 민주당 경기도당 초청 설명회가 예정돼 있으며 경남 사천(방산 관련), 강원 춘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대학 등에서의 추가 설명회가 검토되고 있다.
[폴리뉴스 박형준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