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 "돌잔치 나만 부담스러워?"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샷!] "돌잔치 나만 부담스러워?"

연합뉴스 2025-12-21 07:00:04 신고

3줄요약

불황·금값 고공행진에 돌잔치 생략·간소화

"대부분 간단하게 가족이랑만 즐기는 것 같다"

"결혼할 때 축의금 냈는데 돌잔치도 초대하나"

"부담 주지않는 선진국형 문화의 형태로 나아가"

돌반지 돌반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진주 인턴기자 = "돌잔치 할 돈 나만 부담스러워?"('swe***')

"아직도 돌잔치를 하는 사람이 있는 게 놀랍다."('gim***')

"금값도 비싸고 축하금 얼마 넣어야 할지 모르겠고. 결혼할 때 축의했는데 또 하니 부담이더라."('yur***')

이달 스레드에 올라온 돌잔치 관련 댓글이다.

고물가와 고공행진 하는 금값이 겹쳐 돌잔치를 생략하거나 간소화하는 추세가 굳어지고 있다.

지인과 가족을 불러 아기의 첫 생일을 성대하게 축하하고, 초대 답례로 돌반지를 선물하는 전통적 돌잔치 문화가 점차 흐릿해지는 모습이다.

돌잔치 옷 돌잔치 옷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사편찬위원회에 따르면, 돌잔치는 지인 등 사람들을 초대해 생후 일주년을 맞이한 아기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우리나라의 문화다. 떡과 함께 돌상을 차리는가 하면 명주실·돈·연필·벼루·판사봉 등 '돌잡이'로 아기의 미래를 점친다.

그러나 불황과 고물가 속 어느새 돌잔치를 생략하고 돌상만 차리거나, 가족끼리 식사를 하며 간소화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 8월 아기가 돌을 맞은 박모(30) 씨는 19일 "(돌잔치를 할까) 고민하다 결국 안 하는 쪽으로 결정했다"며 "돌상을 빌려 스촬(스튜디오 촬영)만 간단하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양가 부모님께서 말씀하시기도 하고 저도 '그래도 돌잔치는 해야지'라는 생각이 있었다"며 "그러나 견적을 짜봤는데 물가가 올라서 그런지 대관비부터 식비까지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결혼식만큼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차라리 하지 말고 식구끼리 맛있는 식사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며 "저희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돌잔치를 많이들 생략하더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결혼한 이모(32) 씨도 "요즘은 돌잔치 초대를 받아본 적이 없다"며 "주변 대부분 간단하게 가족이랑만 즐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에도 결혼식에 이어 돌잔치까지 준비하기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지난달 스레드 이용자 'mom***'은 장소 대관·돌상·케이크·한복·메이크업·답례품 등 식비를 제외하고 총 510여만원이 들었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아기가 첫짼데 직계가족만 모시고 돌잔치 하려다 예약 앞두고 400여만원의 비용이 아깝다"('amt***')는 글도 올라왔다.

돌반지 돌반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돌잔치 초대도 달갑지 않다. 치솟는 금값에 돌반지를 선물하는 것도 힘들다는 반응이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10만원 안팎을 유지했던 돌반지 가격이 7~8배가량 뛰어오른 탓이다.

지난 18일 종로구 A 금은방 직원은 "시세가 계속 바뀌지만 지금으로 치면 금 1돈은 78만원, 0.5돈은 39만원으로 잡으면 된다"고 말했다.

인근 B 금은방 직원은 "돌잔치 관련해서는 그래도 수요가 늘 있는 편이지만 요즘에는 조금 덜한 편이긴 한 것 같다"며 "돌반지 대신 1g짜리 기념품으로 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올해 돌잔치에 두 번 참석했다는 이모(29) 씨는 "친구들끼리 돈을 모아 돌반지를 해주자고 했었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아 축의금을 주는 걸로 대신했다"며 "아기가 귀엽고 예쁘긴 하지만, 그런 걸 떠나 결혼식에 이어 돌잔치까지 (축의금을) 주는 게 부담이 되긴 한다"고 토로했다.

지난 5월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돌반지 선물 부담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87.9%가 돌반지 선물이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또 '고려 의향이 있는 돌잔치 선물'(중복 응답 가능) 항목에서는 '현금 10만원'이 43.9%로 1위를 차지했으며 '금 0.5돈 돌반지'가 18.3%로 5위를 차지했다.

돌잔치 비용을 묻는 네이버 카페 글 돌잔치 비용을 묻는 네이버 카페 글

[네이버 이용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달 네이버 카페 이용자 '뜨***'가 "지인 아이들 돌잔치 초대 여전히 너무 많아 부담스럽다"고 올린 게시글에는 공감하는 반응이 쏟아졌다.

"그러게요 '가족들끼리 좀 하지'라는 생각이 들어요"('뾰***'), "밥만 먹고 가라는데 무슨 밥만 먹고 올 수 있나요. 너무 부담스러워요"('포***') 등 댓글이 달렸다.

지난 12일 스레드에 올라온 "돌잔치는 그냥 가족끼리 해야 한다"('yes***')는 글에는 하트 4천500여개, 댓글 300여개가 달렸다.

누리꾼들은 "친구네가 둘째 돌잔치 계약했다고 식대 비싸다 뭐 이러는데 부담되더라. 얼마를 내야 하나"('tyv***'), "(결혼)축의금도 신경 썼는데 돌잔치까지 챙기라는 건 서로에 대한 배려에서 좀 벗어난 요구일 수도"('inn***') 등의 반응을 보였다.

돌상 사진 돌상 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로 대관비와 식사비 등을 주최 측에서 부담하기 때문에 불황기에는 잔치성 이벤트를 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초대받는 입장에서도 금값이 오르면서 돌반지를 해주기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돌잔치가 간소화되는 추세는 우리나라 문화가 서로 부담을 주지 않는 선진국형 문화의 형태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돌잔치의 '잔치' 특성이 사라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사회 변화라는 분석도 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과거에는 사람들이 모일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잔치나 행사를 했다"며 "전통 사회와는 달리 오늘날에는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을 매체가 생겼다"고 짚었다.

이어 "돌반지 대신 결혼식 축의금처럼 현금으로 대신하는 것도 당사자에게 선택권을 주기 위한 배려라고 해석할 수 있다"며 "돌잔치뿐만 아니라 어버이날 등 가족 행사 전반에서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ju@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