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6일 경기도 가평군 가평 베고니아새정원에서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아프리카 펭귄이 자연 번식에 성공했다. 이 새끼 펭귄은 현재 몸무게 3kg으로 성장했으며 건강 상태는 양호하다. 해당 기관은 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을 조성해 산란과 포란을 유도했고, 그 결과 새 생명이 탄생했다. 이번 번식은 최근 8년간 야생 개체군의 95%가 굶어 죽는 위기 상황에서, 국내 사육 환경을 통한 종 보전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프리카 남단의 유일한 펭귄
아프리카 펭귄은 이름처럼 아프리카 대륙에 서식하는 유일한 펭귄 종이다. 남극의 얼음 위가 아닌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미비아 인근의 따뜻한 해안가나 섬에 주로 산다. 차가운 벵겔라 해류가 흐르는 바다에서 먹이를 찾고, 육지에서는 자갈밭이나 덤불숲에 굴을 파서 둥지를 튼다.
이들은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야생에서는 수백 마리 이상이 모여 살고, 바다에서 사냥할 때도 여러 마리가 협동하여 물고기 떼를 몰아넣는다. 번식기에는 일부일처제 습성이 뚜렷하다. 한 번 짝을 맺으면 매년 같은 파트너와 번식하며, 암수가 번갈아 알을 품고 새끼를 기르는 공동 육아를 한다. 하지만 둥지나 영역에 대한 방어 본능이 강해 낯선 개체가 접근하면 부리로 쪼는 등 공격성을 보이기도 한다.
지문 같은 검은 반점과 분홍색 눈가
외형적으로는 가슴에 있는 검은색 띠와 점이 식별 포인트다. 사람의 지문처럼 펭귄마다 점의 위치와 모양이 달라 개체를 구별하는 기준이 된다. 눈 위에 있는 분홍색 선도 중요한 신체 기관이다. 체온 조절을 담당하는 곳으로, 날씨가 더워져 체온이 오르면 이곳으로 혈액이 몰려 열을 식힌다. 이때 분홍색이 더 짙어진다. 울음소리가 당나귀(Jackass)와 비슷해 '자카스펭귄'이라고도 불린다.
등은 검고 배는 흰색인 털 색깔은 생존을 위한 위장술이다. 이를 '카운터 셰이딩'이라 부른다. 바다 위에서 내려다볼 때는 검은 등이 어두운 심해와 섞이고, 물 밑에서 올려다볼 때는 흰 배가 수면의 빛과 비슷해 보인다. 이러한 색깔 배치는 물속에서 상어나 물개 등 포식자의 눈을 피하는 방어 수단이다.
8년간 95% 아사했다
지난 5일(현지 시각) 영국 엑서터대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산림·어업·환경부는 현지 시각 공동 연구를 통해 위기 상황을 수치로 확인했다. 연구진은 2004년부터 2011년 사이 남아공 로벤섬과 다센섬 두 곳에서만 번식 개체 약 6만 2천 마리가 굶어 죽은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해당 지역 서식 펭귄의 95%가 사라진 셈이다.
집단 폐사의 원인은 먹이 부족이다. 기후 변화로 수온이 오르고 바닷물 농도가 변해 정어리 서식지가 파괴된 데다, 인간의 무분별한 포획이 겹치며 정어리 수가 전성기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19세기 말 수백만 마리에 달했던 개체 수는 현재 1만 쌍 미만으로 줄었다. 결국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지난해 아프리카펭귄의 멸종 위기 등급을 '위기'에서 멸종 직전 단계인 '위급'으로 한 단계 높였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남아공 당국은 주요 서식지 6곳에서 향후 10년간 상업적 어업을 금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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